예정대로 6일 모듈 트랜스포터(MT) 시험1천톤 이상 늘어난 선체무게 변수대용량 MT 동원 '플랜B'도 준비3주기 전 마무리 무리수 지적도
  • ▲ 세월호와 육상 운반에 쓰일 모듈 트랜스포터.ⓒ연합뉴스
    ▲ 세월호와 육상 운반에 쓰일 모듈 트랜스포터.ⓒ연합뉴스

    세월호 선체 무게의 고무줄 논란 속에 해양수산부가 예정대로 6일 세월호 육상 거치를 시도하기로 했다.

    선체를 떠받칠 대용량 모듈 트랜스포터(MT)를 투입하는 대안도 준비하고 있다. 이 경우 육상으로 이송을 끝내는 시점은 오는 10일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해수부가 조급증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세월호 3주기를 목전에 두고 인양 마무리를 서두른다는 견해다.

    해수부는 5일 MT 조립과 시험운전을 마치고 6일 오전까지 MT가 세월호를 떠받칠 수 있는지 시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T는 이날 오전 7시50분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이하 상하이)가 추가로 도입하기로 한 24축까지 총 480축이 목포신항에 반입됐다.

    상하이는 지난 4일 세월호 무게를 1만4592톤이라고 재추정했다. 이는 기존 추정치보다 1130톤 증가한 것이다.

    해수부는 애초 1만3000톤까지 지탱할 수 있는 MT 총 456대로 선체를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상하이가 선체에 바닷물보다 펄이 더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고 무게를 다시 계산한 결과 1000톤 이상 증가하면서 4일 오전 11시 MT 24축 추가 도입을 결정했다.

    MT 24대가 추가로 감당할 수 있는 무게는 600톤이다. 여전히 선체 무게가 530톤 초과한다.

    해수부는 선체 무게가 유동적이라고 보고 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도 상하이의 무게 측정이 1100톤 이상 차이 나자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창준 조사위원장은 4일 브리핑에서 "상하이가 계산한 세월호 무게가 정확하다는 보장이 없어 운송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세월호를 수중에서 시험인양할 때처럼 MT를 시험 운용해보고 육상 운송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5일 브리핑에서 "세월호 중량은 유동적이라고 봐야 한다"며 "6일 오전 테스트를 해보고 결과가 좋으면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대안도 준비하고 있다. 최대 60톤까지 떠받칠 수 있는 이탈리아산 대용량 MT 300여대를 동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반입한 MT는 독일산으로 1대당 26톤의 중량을 분담할 수 있다. 최대 감당 무게는 40톤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탈리아산 MT가 신형이긴 하나 애초 장비 계약을 맺을 때 공급업체가 값을 너무 비싸게 부른 것으로 안다"며 "당시는 선체 무게를 1만3000톤으로 추정할 때였다"고 부연했다.

    해수부는 대안의 경우 작업 완료 시점은 10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소조기가 8일 끝나지만, 10일까지는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 찢어진 세월호 선체.ⓒ연합뉴스
    ▲ 찢어진 세월호 선체.ⓒ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해수부가 조급증을 낸다는 견해도 나온다.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인양 완료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이번 소조기를 놓치면 다음 소조기는 19~22일이다.

    해수부는 애초 4월부터 세월호 인양을 시도하겠다고 밝혀왔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지난달 7일 기자간담회에서 "4~6월 세월호 인양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4월 4, 5일쯤 소조기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윤학배 차관은 같은 달 15일 인양일정을 앞당겨 설명했다. 윤 차관은 이날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유가족과 만나 "세월호 3주기(4월16일)에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입항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인양일정은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달 해수부가 발표한 인양일정은 19일 시험인양 후 소조기인 이달 5일께 인양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해수부는 3월22일 시험인양 성공 후 그날 본인양을 결정했다.

    이후 인양과정에서 세월호 왼편 선미(고물) 쪽에 있는 램프(자동차 등이 드나드는 선박 출입 통로)가 잠금장치 파손으로 열린 게 확인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해수부는 램프를 절단하고 인양을 강행했다.

    선미 쪽 램프가 침몰 원인 조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미수습자 유실 우려도 제기됐지만, 소조기 내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논리에 묻혔다.

    해수부는 세월호가 반잠수식 운반선에 올려져 목포신항에 도착한 이후에도 '시간과의 싸움'을 이유로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선체 절단과 훼손 부위가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수작업 과정에서는 선체 천공과 뚫은 천공을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해수부는 선체를 육상으로 옮기려면 무게를 줄여야만 해 천공이 불가피하다는 태도였다.

    하지만 대용량 MT를 동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굳이 수십 개의 구멍을 뚫지 않아도 됐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세월호에는 본인양 전에도 잠수사 진입로 등의 용도로 크고 작은 140개 구멍이 뚫린 상태다.

    해수부 관계자는 "천공이나 MT 진입을 방해하는 지장물 정리 등은 조사위원회가 동의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의 목적이 미수습자 수습과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해수부가 인양 속도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본말이 전도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