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中법인장에 채우석 부행장 내정…영업자신감 UP성적 부진한 신한·국민은행 대형화 대신 내실 다지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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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올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법인 운영 계획에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삼아 영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곳도 있지만 일부는 관망세를 유지하며 속도 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영업수익으로 47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약 670억원 많은 수익을 거뒀다. 실속도 좋아졌다. 2015년 중국우리은행 순이익은 11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의 원인은 비이자이익 증대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통화를 위안화로 바꾸면서 환리스크를 최소화했고 특수채권 매각이익까지 발생하면서 총 549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다.
이처럼 중국법인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우리은행도 최근 중국법인 운영 전략을 전면 수정키로 했다.
최근 우려되는 중국 부실채권 리스크를 막기 위해 여신 담당 이동빈 전 부행장을 법인장으로 보내려했지만 실적 확인 후 채우석 부행장을 선임했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경기가 좋지 않아 기대하지 않았는데 법인 실적이 좋아 내부적으로도 놀란 상태"라며 "올해 사드 갈등으로 중국법인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지만 실적을 발판 삼아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 강자로 꼽히는 하나은행도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계속 추구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28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순항 중이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국내 법인과 디지털, 핀테크 부문에서 협업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올해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 원큐뱅크 활성화를 통해 모바일로 중국 젊은층을 흡수한다.
이미 중국법인 지점장과 직원 대부분을 중국 직원으로 채용하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데 성공한만큼 올해는 법인장 현지인 교체까지 반드시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실적 주춤한 신한·국민銀, 사드 배치 긴장감 속 '내실 다지기' 주력
반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올해 신중함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최근 사드 배치로 한·중 긴장감 마저 고조되고 있어 섣불리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한은행의 작년 중국 법인 실적은 81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40억원 가량 줄었다. 위안화 평가 절하로 환평가 손실이 발생하며 실적 부침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글로벌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중국 시장 상황을 눈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취임한 조용병 회장 역시 신한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중국 시장이 녹록치 않은 만큼 해외 진출 방식을 굳이 법인 형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올해 중국 시장에서 네트워크 확장보다 자산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으로 대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리테일 역량도 업그레이드하고 중국계 기업 대상 영업에 힘을 실어 실적 끌어올리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역시 중국 시장 내 안정화에 매진키로 했다.
지난해 53억원으로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수익이 미미한 만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우량 자산을 확대하고 신상품 개발을 준비 중"이라며 "국내 법인과 협력마케팅을 펼쳐 영업기반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성장 기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