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규모는 사실상 대동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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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에 이어 쿠팡과 티몬이 지난해 실적을 공개하면서 단순 매출 면에서는 쿠팡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쿠팡이 양사보다 직매입이 많기 때문에 매출로는 회사 규모를 가늠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1조9000억원, 티몬 2860억원, 위메프 36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면에서는 쿠팡이 최소 5배 이상 양사보다 높은 셈이다.
이 때문에 단순 분석으로는 쿠팡이 양사보다 회사 규모 역시 월등히 큰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쿠팡과 티몬, 위메프의 매출 산출 방식이 달라 매출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쿠팡의 경우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직매입 상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반면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 직매입과 판매 수수료 매출이 거의 비슷하다.
일례로 직매입은 A라는 회사가 1만원짜리 물건을 구매해 이를 소비자에게 9000원에 팔게 되면 매출은 9000원이 된다. 영업손실은 별도로 1000원으로 표시되는 방식이다.
반면 티몬과 위메프에서는 이러한 직매입과 함께 판매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비용이 크다. 예를 들어 티몬이라는 사이트에 중개업자가 1만원짜리 물품을 팔면 티몬은 해당 수수료로 10%인 1000원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실제로 티몬의 2016년 실적을 보면 수수료 매출이 전년대비 64% 오른 13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에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러한 구조로 매출을 측정하기 때문에 쿠팡의 매출이 양사보다 높은 것이다. 또 영업손실 역시 양사보다 압도적으로 크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5600억원으로 티몬 1585억원, 위메프 636억원보다 높았다.
결국, 쿠팡과 티몬, 위메프의 회사 규모는 매출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회사 규모는 대동소이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회사 규모를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지표는 바로 거래액(GMV: Goss Merchandise Volume) 이다. 거래액이란 쉽게 말해 플랫폼을 통해 오고 간 금액이라고 보면 된다.
해당 3사가 그동안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거래액은 산출 불가능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쿠팡이 3조5000억원, 티몬과 위메프가 각각 3조원정도의 거래량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위메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위메프의 거래액은 사상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어섰다. 또 올해 1월과 2월의 거래액도 전년 동월 대비 크게 증가해 1분기 거래액 역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쉽게 보이는 매출 차이로 쿠팡이 티몬이나 위메프보다 월등히 큰 회사라고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회사 규모는 거의 엇비슷한 수준이다. 오히려 쿠팡만 적자를 줄이지 못해 사업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쿠팡 측은 정확한 거래액은 공개할 수 없지만, 업계 추산치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자세한 거래액은 공개할 수 없지만, 직매입 비중이 높은 만큼, 거래액도 업계 추산치보다 훨씬 높다"며 "직전년도와 비교해 영업손실액은 같지만, 매출이 1조9000억원을 달성했다는 점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