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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기준 상위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눈에 띄는 실적 개선세는 결국 ELS 등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 증가와 채권운용 등 외부 요인이 좌우했다.
다만 우호적으로 흘러간 시장으로 인해 자기자산 투자가 많았던 회사들이 자연스럽게 수익을 낸 것으로 글로벌 증시와 금리 흐름에 따라서 언제든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1분기 대형사 호실적의 결정적 요인은 ELS 조기상환과 채권금리 하락 등 우호적 시장 여건이 지속됨에 따른 운용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1분기 순영업수익 2979억원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브로커리지, WM, IB 부문은 모두 지난해 분기 실적과 유사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S&T 부문에서 1분기에만 868억원을 벌어들이며 실적을 키웠다.
트레이딩 부문에서 지난해 2분기 657억원, 3분기 548억원의 순영업수익을 올렸고, 4분기에는 채권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 1327억원의 손실 인식으로 11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1분기 실적개선은 트레이딩 부문에서 모두 이뤄졌다.
미래에셋대우측은 "채권운용에서 이머징마켓 채권과 미국 금융채 중심으로 투자한 것과, 파생상품 운용에서 조기상환 마진이 늘었고, 적극적 헤지운용으로 트레이딩 부문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88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 373억원에 비해 큰 폭의 실적개선세를 기록한 NH투자증권 역시 타 부문 대비 S&T 부문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냈다.
브로커리지, IB는 오히려 전분기 대비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지난해 4분기 순영업수익 기준 477억원에 불과했던 운용수익 및 관련 이자가 올해 1분기 1490억원으로 급등했다.
NH투자증권 역시 ELS발행 규모 및 조기상환 증가로 관련수익이 뛰었다고 자체 분석했다.
다른 대형증권사들 역시 대외적으로는 IB 부문에서의 실적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ELS 시장의 갑작스러운 회복에 따른 평가이익 급등으로 1분기 순익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대형사들의 이같은 실적개선이 시장 환경에 따라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수의 지점을 보유한 대형사들이 ELS 판매고를 올린 이후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이 개선되며 이익 개선폭이 늘어났지만 2015년 H지수 급락에 따른 악몽을 경험한 전례를 고려해보면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이 지속적으로 좋을 수는 없는 만큼 다양한 수익원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초대형IB 대전이 시작되는 만큼 발행어음을 비롯한 IB 부문의 실적이 대형 증권사들의 역량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흐름과 관계 없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정립하는 것이 대형사들의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