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가뭄 여파로 채소·과일·닭·계란가격 '급등'유통업계도 햄버거, 라면, 치킨, 음료 등 가격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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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사진.ⓒ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가뭄 등의 악재로 계란과 과일, 치킨, 라면 등 소비재 생활물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서민 가계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통계청이 최근 공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2.80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 상승했다.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지난해 1.5%를 넘지 못했지만 올해 1월부터 계속 2% 안팎을 나타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는 2.2% 올라 4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기상여건 악화로 가뭄 피해가 심화되면서 채소나 과일 가격이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조사 결과, 지난 5일 기준 여름 인기채소 갓(상품·1㎏) 가격은 2300원으로, 지난달 1577원보다 44.4% 상승했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시금치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호냉성(20℃) 작물인 시금치는 최근 낮 최고기온이 30℃ 이상 치솟으면서 생육 부진을 겪고 있다.


    양파(1㎏·상품)도 생산량이 줄어 1년 전보다 33.2% 오른 1990원에 팔리고 있다. 수박(1개·상품)의 경우 5일 기준 평균 1만8535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 전보다 25.8% 오른 가격이다. 방울토마토(1㎏·상품)는 5622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6% 올랐고, 토마토(1㎏·상품)도 3180원으로 15.1% 상승했다.


    AI 여파로 닭고기와 계란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도계(도축 닭고기) 가격은 중품 1㎏에 5905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5.5% 오른 상태다. 계란 한 판(중품·특란) 가격은 7931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46.9% 올랐다.


    이로 인해 유통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리고 있다. BBQ와 KFC, 교촌치킨 등 치킨업계는 주요 제품 가격을 잇따라 올렸거나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햄버거와 라면, 초콜릿과 탄산음료 등 서민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나 간식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 1월 맥도날드에 이어 2월에는 버거킹이 햄버거 가격을 올렸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1일부터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짜짜로니 등 주요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앞서 농심도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린 바 있다.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등을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와 코카콜라도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레쓰비, 실론티, 솔의눈, 핫식스 등 7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최근 초콜릿업체 한국 마즈는 할인점과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스니커즈, 트윅스, 엠앤엠즈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7.1% 올렸다. 스니커즈 펀사이즈(160g) 가격은 3250원에서 3380원으로, 트윅스 미니스(260g)는 4800원에서 52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