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부문 치중된 건설계열 토목사업 확충 일환삼부토건·대우조선해양건설 M&A 고배… '올인' 가능성
  • ▲ '용인기흥 우방 아이유쉘' 공사 현장. ⓒSM그룹
    ▲ '용인기흥 우방 아이유쉘' 공사 현장. ⓒSM그룹


    SM(삼라마이다스)그룹이 건설업 사세확장을 염두에 두고 올 들어 진행된 3개 중견건설사 M&A에 모두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3개 중소건설사 인수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벌써 두 번이나 고배를 들이켰다. 마지막으로 남은 경남기업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경남기업에 대한 본입찰이 진행된다. 매각주간사는 삼일회계법인으로 제3자 유상증가 등 외부자본 유치방식으로 M&A가 실시된다. 입찰은 공개경쟁입찰방식이다.

    지난달 18일 마감한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기업은 SM그룹을 포함해 4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기업이 매각에 관심이 보이면서 매각성사 기대감이 높아졌다.

    경남기업은 2500억원에 달하는 부채 보유로 매각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자회사 수완에너지를 지난 2월 28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730억원 규모 채권을 변제하면서 몸집을 줄이고 재무상태를 개선시켰다. 당초 회생계획에 따라 지난해 채권 570억원을 변제하도록 돼 있었는데, 추가로 160억원을 조기 변제하면서 총 730억원을 줄인 것.

    영업성적도 개선되고 있다. 1분기 기준 매출은 62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993억원에 비해 36.6%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56억원 손실에서 15억원 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기준으로 2014년부터 3년간 이어진 영업손실이 멈춘 것이다.

    개선된 매입조건과 함께 SM그룹이 올 들어 두 차례 M&A에서 이미 쓴 잔을 마셨던 점을 감안하면 경남기업 인수전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SM그룹은 지난 7일과 8일 각각 진행된 삼부토건과 대우조선해양건설 본입찰에 참가해 인수전을 완주했지만, 인수가격을 경쟁기업보다 낮게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남기업을 염두에 두고 있어 공격적인 베팅을 하지 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SM그룹은 태길종합건설·성우종합건설·동아건설산업 등 중소건설사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건설부문 몸집을 불리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기존 보유하고 있던 건설 부문 3개사(우방·삼라·삼라마이다스)의 매출에 인수된 3개 업체까지 더해지면서 매출액은 2015년 말 7440억원에서 2016년 말 9236억원으로 24.1% 증가했다.

    하지만 과거 대구 주택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했던 우방 등 기존 3사는 모두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 3사의 매출액은 모두 7771억원이며, 이 가운데 분양수입은 4138억원으로 절반 이상(53.2%)을 차지한다.

    반대로 항만과 댐·도로 등 토목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경남기업이나 삼부토건·대우조선해양건설 등에 눈독을 들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주택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토목사업에 강점을 지닌 경남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 정부 들어 토목시장 전망이 주택시장 전망보다 밝다.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둔 만큼 건설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규모 SOC 발주 등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경남기업의 경우 1분기 기준 국내외 토목·플랜트 부문이 전체 매출의 45.8%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창녕~밀양 도로공사 5공구)과 올해 1월(제주 천연가스공급설비 1공구) 각각 377억원, 202억원 규모의 토목·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해외건설업 1호 면허' 보유 기업답게 M&A가 진행되는 과정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 도로공사로부터 222억원 규모의 계약까지 따냈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토목 중심의 경남기업은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대형 종합건설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며 "경남기업 인수만 남겨둔 만큼 자금력을 최대한 끌어 모아 경남기업 인수에 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불발 가능성도 남아있다. 경남기업을 인수하더라도 정상화까지 들여야 하는 추가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과 SM그룹이 지난해 말부터 해운사업에 나서고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SM그룹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경남기업 예비입찰이 진행될 때마다 관심은 보였으나, 정작 본입찰에서는 발을 빼는 등 완주한 적이 없다"며 "경남기업이 정상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회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의심하는 시각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SM그룹은 지난해 해운 계열사인 대한해운을 통해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하면서 해운 사업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올 초 SM상선을 만들어 컨테이너선박 시장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하던 한국선박금융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