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수입맥주 인기 순위권 밖… 매년 매출도 급감 추세수입맥주 시장은 커지는데 밀러는 부진 '악화일로'"급변하는 주류 트렌드 좇지 못한채 브랜드력 떨어져"
  • ▲ 밀러. ⓒ밀러
    ▲ 밀러. ⓒ밀러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맥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혼술(혼자 마시는 술)',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함께 '편맥(편의점 맥주)'이 하나의 주류 문화로 떠오르면서 국내 편의점들이 젊은층을 겨냥한 수입맥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이 원하는 다양하고 새로우면서도 값싼 맥주가 대거 등장하면서 수입맥주 시장에 세대교체가 일고 있다. '편맥'이 몰고 온 국내 수입맥주 시장의 변화를 짚어본다.<편집자주> 

    수입맥주가 
    '편맥(편의점 맥주)'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맥주 브랜드의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장수 브랜드의 인기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사이 새로운 브랜드들이 그 틈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미국 대표 맥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던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이하 밀러)'가 최근 몇년 새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러'는 
    SAB밀러의 인터내셔널 대표 브랜드로 지난 1997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높은 브랜드 선호도를 유지해왔다.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맥주 종류가 600여개를 상회하는 가운데 '밀러'는 급변하는 주류 
    트렌드를 좇지 못하고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로 굳혀진데다 다른 맥주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황금빛 밀러'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밀러'는 국내 주요 편의점의 수입맥주 인기 순위권에도 들지 못하는가 하면 매년 매출마저 급감하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 ▲ ⓒA편의점
    ▲ ⓒA편의점


A편의점이 지난 2015년과 2016년,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입맥주 인기 순위를 집계한 결과 1위부터 5위까지 '밀러'는 이름을 단 한 차례도 올리지 못했다. '밀러'의 2016년도 매출은 전년 대비 63.6%,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3.9%씩 감소하는 등 매년 매출 감소세가 커지고 있다.

A편의점 관계자는 "밀러는 수입맥주 인기 순위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반응이 저조하다"며 "최근 수입맥주가 다양해지고 소비자의 선호도가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밀러는 그런 트렌드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 ▲ ⓒA편의점


  • B편의점에서도 '밀러'의 부진은 비슷한 상황이다. 2014년부터 올해 1월~5월까지의 수입맥주 인기 순위에 '밀러'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16년 '밀러'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73.7%에서 올해 1월~5월까지는 전년 대비 3.7%에 그치는 등 하락세가 뚜렷하다.  

    주요 편의점에서 수입맥주 4캔에 1만원 행사를 상시로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수입 맥주 매출은 늘고 있는 반면 유독 '밀러'의 성적이 부진한 이유는 최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성비'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사히', '하이네켄', '칭타오' 등 대부분의 수입 맥주는 대부분 500ml 용량인 반면 '밀러'는 473ml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1만원에 4캔을 사는 소비자들이 굳이 같은 돈을 내고 용량이 적은 제품을 고르기보다 양도 넉넉하고 더 새로운 맛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기네스 흑맥주의 경우 440ml 임에도 꾸준히 잘 팔리는데 비해 밀러의 부진은 브랜드력이 떨어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다른 장수 브랜드인 아사히 맥주나 하이네켄 등은 여전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데 비해 밀러의 부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아무리 인기있던 브랜드라도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취향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언제든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대 초반 수입맥주 시장에서 전성기를 보낸 밀러가 당시 주요 소비층이었던 오렌지족, X세대 등의 입맛을 꾸준히 잡지 못한채 거품이 빠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국내 수입 맥주 시장이 갈수록 커져가는 상황에서 밀러로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012년 국내 수입맥주 물량은 7359만 달러(한화 약 
    840억3978만원)에서 지난해 1억8158만 달러(약 2073억6436만원)로 꾸준히 늘고 있다. 2조7000억원 규모의 국내 맥주 시장에서 수입맥주는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밀러'는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오는 7월 7일~9일 홍대 aA뮤지엄, 7월 21일~23일 이태원 G-15 소넨덱, 8월 4일~6일 성수동 레이어57에서 팝업스토어 '밀러 나이트 바자'를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