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버려진 공간, 청년상인 제안으로 선산봉황시장에 상생스토어 오픈
  • ▲ 선상봉황시장에 오픈한 노브랜드. ⓒ이기륭 기자
    ▲ 선상봉황시장에 오픈한 노브랜드. ⓒ이기륭 기자


    "5일장 때 빼고 사람이 없어서 장사가 잘 안됐어. 오늘 이마트에서 상생스토어 열고 나니 사람이 많이 오네. 맨날 이랬으면 좋겠어".  선산봉황시장에서 젓갈을 파는 강 모씨.

    "저희 같은 청년 상인은 솔직히 자본금도 없고 마땅히 장사할 만 한 곳도 없었어요. 그런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오픈으로 좋은 자리 잡게 돼 기대가 큽니다." 청년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 씨.

    이마트가 선산봉황시장에 청년상인들로 주축이 된 '청년몰'과 함께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를 27일 오픈했다.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곳은 선산봉황시장 A동 2층으로 총 면적 1650㎡(약 500평)중 420㎡(약 125평)규모다. 그 바로 옆에는 17명의 청년상인이 운영하는 청년몰이 250평 규모로 들어선다.

    이 시장은 5일장을 제외한 평일에는 방문하는 고객이 거의 없어 시장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상생스토어 인근 6개 점포 점주들은 하나같이 "사람이 안 와요.",  "5일에 하루 반짝 방문객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어요."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상인들은 젊은 고객층과 아이를 데리고 방문해야 하는 주부들이 전통시장을 방문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젊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아야 물건도 팔리고 할 텐데 일절 오질 않아"라며 "아이를 맡기고 해야 하는데 그런 시설이 없었으니까. 이제 저게(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생겼으니까 편하게들 올 것같아"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이러한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이번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어린이 놀이터'와 '고객쉼터시설'등이 들어섰다. 이마트 측은 이러한 시설로 젊은 고객의 방문이 늘어나고 고객들의 체류시간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이 놀이터'의 경우 인근 지역에 이러한 놀이시설이 없고 노브랜드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라면 금액에 상관없이 시간당 1000원에 이용할 수 있어 반응이 좋았다. 당초 기본 입장료는 5000원이다.

    판매하는 품목도 시장상인회와 세밀하게 합의해 겹치는 부분을 최소화했다. 기본적으로 선산봉황시장의 영업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의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주요 판매 물품은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이다. 다만 전통시장 상인회가 수산물 판매를 요청해와 생선과 조개 등 일부 수산물은 판매한다.

  • ▲ 노브랜드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 ⓒ이기륭 기자
    ▲ 노브랜드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 ⓒ이기륭 기자


    이번 상생스토어는 지난해 8월 오픈한 '노브랜드 당진점'과 달리 청년상인 지원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에 오픈한 '노브랜드 선상봉황시장점'은 청년 상생스토어는 선산봉황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30대 청년상인인 김수연씨(39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김 씨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장 1층에서 천연비누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해오고 있다. 당시만 해도 김 씨를 포함한 8명의 청년상인이 점포를 운영하며, 청년창업의 꿈을 키웠으나, 지금은 김씨를 포함해 2개의 점포만 남을 정도로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

    다른 점포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시장 밖 공터에 경북 최대 규모의 5일장이 서는 날을 제외하곤 영업이 어려운 날이 많아졌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던 김수연씨가 당진전통시장에 오픈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사례를 접한 후, 본인이 직접 시장 상인들에게 상생 스토어 유치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 이번 점포 오픈이 가능했다.

    김 씨는 "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던 가운데 지난해 노브랜드 당진점'을 보고 우리 시장도 저렇게 바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이번 상생스토어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 ▲ 노브랜드 오픈 현장을 찾은 이갑수 대표. ⓒ이기륭 기자
    ▲ 노브랜드 오픈 현장을 찾은 이갑수 대표. ⓒ이기륭 기자


    한편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오픈 행사에는 이갑수 이마트 대표, 정동식 경북상인연합회장, 장용웅 구미시 상인연합회장, 박성배 구미선산시장 상인회장상 등이 참석했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지난해 당진전통시장에 첫선을 보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청년상인과 협의를 통해 더 나아진 형태의 상생 모델로 진화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경제주체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진정한 상생을 이룰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