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 등 두각상반기 넷마블‧칼라일 인수건 등 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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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M&A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을 대출해 주는 업무인 인수금융 사업에서 증권사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있었던 주요 M&A건에서 증권사들이 공동 혹은 단독 주선에 나서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월 8000억원 규모로 이뤄진 넷마블의 미국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 인수 건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증권사들의 공동 주선으로 성사됐다.

    글로벌 사모투자사 칼라일이 진행한 2750억원 규모의 ADT캡스 인수금융도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공동 주선자로 이름을 올렸다.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올 상반기 인수금융 시장에서 공동‧단독주선을 포함해 총 8건의 인수를 주관했다.

    이는 전체 금융권에서도 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 리파이낸싱(차입자가 대출 조건을 재조정하는 것)만 3건을 성사시키며 두각을 보였다. 리파이낸싱 시장은 최근 저금리 시대를 맞아 더 나은 금리 조건을 찾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각광받고 있는 시장이다.

    대표적인 사례으로는 지난 4월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추진한 1조25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 딜을 산업은행, NH투자증권 등과 공동 주선한 것.

    이와 함께 삼양옵틱스(650억원), 한라시멘트(4800억원) 리파이낸싱을 공동 주선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 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도 금융권 전체에서 10위권 안에 들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에만 6건의 인수금융을 주선했다.

    대표적인 성과는 올초 베어링PEA의 로젠 인수금융 및 기존 차입금 리파이낸싱을 우리은행과 공동 주선했다. 총 규모는 1400억원규모로 이 중 50억원을 참여했다.

    이 밖에 넷마블과 더블유게임즈의 M&A, 에이블씨엔씨의 리프앤바인 매각 등 굵직한 건에서 각각 금융주선 딜을 따내며 실적을 올렸다.

    인수금융은 당초 은행의 고유 업무로 주요한 수익원이 돼 왔으나 2013년 금융당국이 한국형 초대형IB 육성에 나서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도입하면서 증권사에도 인수금융 사업이 허용됐다.

    그러나 인수금융 분야에서 증권사들이 은행을 앞지르는 현상은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초대형 IB 출범을 앞두고 자기자본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본격화됐다.

    각 증권사들은 초대형IB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기자본을 늘리면서 동시에 인수금융을 위한 자금운용한도(Book)을 확장하거나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등 강화에 나선 것. 이 효과가 최근의 실적 신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규제의 제약을 받는 은행에 비해 빠른 자금 공급이 가능한 증권사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기자본이 큰 대형 증권사는 안정성도 확보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융통성 있는 증권사의 강점이 인수금융 분야에서도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강점을 살려 IB에서도 은행 못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