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로 인수된 후 4년간 독자경영 성과 발표급히 꺼내든 상생 카드, 지켜질지 의문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된 후 독자경영을 펼쳐온 bhc가 그간 성과와 함께 앞으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현종 bhc 회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bhc가 지난 4년간 독자경영을 통해 매각 이전보다 매출은 약 3배, 가맹점 숫자는 73% 늘어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bhc 연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루며 2016년도 매출은 2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bhc 가맹점 연평균 매출도 2013년 1억4200만원에서 지난해 3억1300억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고 강조했다.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bhc가 지난 4년간 이룬 성과는 업계에서도 놀랄 정도로 눈부시다. bhc가 강조한 수치만 놓고 보면 분명 그렇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어딘가 미심쩍다. 

bhc를 운영하는 특수목적법인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는 지난해 매출 3365억원에 영업이익 762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22.6%를 기록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동종 업계 영업 이익률은 대부분 5~10% 내외인데 비해 bhc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어떻게 이런 실적이 가능한지 업계에서도 놀라워 하고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모펀드 특성상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여 비싼 가격에 매각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이같은 영업이익률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만큼 본사가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박현종 회장은 "bhc는 일반 외식사업만 하는게 아니라 물류 사업, 자체 푸드 공장 등을 운영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수익률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매출을 높이고 비용은 줄이는 것인데 bhc는 이를 효율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치킨 메뉴 개발 프로세스에서 탈피해 일반 기업이 상품기획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철저한 시장 조사와 연구개발에 투자해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다"며 "신제품의 인기는 매출로 이어졌고 그러다보니 가맹점 수도 늘고 자연스럽게 회사가 급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비효율적인 업무에 들어가는 비용은 절대 쓰지 않았다"며 "판매관리비를 보면 경쟁사 대비 3분의 1 수준 밖에 안된다. 적은 인원으로도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 높은 수익을 만들게 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본사의 노력으로 높은 수익률이 가능했다는 설명이지만 bhc의 폐점률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129개의 신규 매장을 냈고 같은 기간 폐점 매장은 644개로 집계됐다. 폐점률이 50%가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bhc가 사모펀드로 인수된 후 장사가 안되는 매장은 정리하고 신규 매장 내는데만 집중했다는 이야기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신규 매장이 늘면 가맹점 가입비, 교육비, 매장 인테리어비 등 본사 수익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쓴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눈부신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가맹점주들의 사정은 헤아리지 않고 본사의 수익을 내는데만 골몰했다는 지적이다.

bhc 측은 "bhc는 100% 가맹점만 운영하고 있으며 점주와의 합의 없이 매장을 정리할 수는 없다"며 "
매각된 뒤 기존 점포를 줄이기는 했지만 대부분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매장이었고 꾸준히 폐점률을 낮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종 회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 경영 전략 주요 키워드로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질이 주요 타깃으로 떠오르면서 급히 꺼내든 카드로 보인다. 

'상생 경영'의 주요 내용으로는 '신바람 광장'을 통해 가맹점주가 올린 불만 사항을 본사가 24시간 이내에 처리하고 e쿠폰 결제 정산 시한을 기존 55일에서 3일 이내로 축소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인테리어 비용을 기존 평당 16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줄이고 bhc치킨을 비롯한 다른 외식브랜드의 임직원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하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bhc 치킨 한 마리가 판매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소외 계층에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확한 기부 금액과 규모, 기부금 지원 대상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전형적인 '생색내기용' 공수표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빠른 시일 내 구체적인 상생 방안과 목표 등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bhc는 사모펀드를 바라보는 업계의 부정적 시각을 교정하기 위해 사모펀드에 팔린 후 이뤄낸 눈부신 성과와 상생 카드, 과감한 투자 등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bhc를 소유한 로하튼코리아 측도 "당장 bhc를 매각할 계획은 없으며 재투자를 통해 회사를 더욱 성장시키는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bhc의 성장을 응원했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사모펀드의 최종 목표는 결국 '매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