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최순실' 증인신문 끝으로 '피고인신문' 돌입"결심기일 열흘 앞으로…'유무죄' 입증 놓고 날선 공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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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공판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결심기일이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주 공판은 마지막 증인신문과 피고인신문이 진행된다.특히 오는 28일 열리는 46차 공판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진술에 나서면서 어떤 증언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이 부회장은 지난 4월7일 1차 공판에 출석해 인정신문(이름·생년월일·직업· 주거지 확인)에 입을 연 뒤 3개월이 넘도록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0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지만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현재까지 특검과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 및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유무죄를 가르기 위해 치열한 법리공방을 이어왔다. 4월7일 모두절차(1차 공판)을 시작으로 진술·비진술 증거조사(2~9차 공판)와 특검 및 변호인단의 증인신문(10~43차 공판)을 진행했다.양측은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등에 뇌물을 공여했다는 공소요지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여덟 차례의 진술·비진술 증거조사에선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 피고인들과 참고인들의 진술조서가 공개됐으며, 각종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사업계획서 등 수 만 페이지의 문건이 공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특검과 변호인단은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의 대가성 여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특혜 여부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특혜 여부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감사 특혜 여부 등을 놓고 각자의 입장을 피력했다.먼저 특검은 삼성 측이 최씨의 존재와 영향력을 미리 인지한 후 자발적인 뇌물공여를 통해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정부기관의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삼성->청와대->최순실'로 이어지는 뇌물 연결고리를 파헤치기 위해 증거조사에만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다.하지만 여론은 특검의 기대와 달리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다. 오히려 예단과 추측에 따른 여론몰이에 집중해 재판부의 지적을 수 십 차례 받기도 했다.10~43차 공판은 증인신문으로 진행됐다. 50명이 넘는 증인들이 법정에 출석해 공소사실에 대한 각종 증언을 내놓았고 양측의 대립은 거세져만 갔다.노승일 전 코어스포츠 부장,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 석동수 공정위 사무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등은 특검에 유리한 증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삼성의 승마지원과 삼성물산 합병 특혜 의혹 등 특검의 공소사실과 부합하는 진술을 내놓으며 특검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지난 39차 공판에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특검의 공소사실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한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물산 합병은 미래전략실 기획 하에 결정이 이뤄지고 집행된 승계 시나리오의 한 부분"이라고 지적하는 등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다만 대부분의 발언이 개인적 견해와 추측, 추론을 기반으로 해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부족했다.특히 서울세관·관세청·환경부 소속 증인들은 공소사실에 대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 채 특검이 제시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진술해 증언의 신빙성 깎아내리기도 했다. 때문에 특검이 유도신문을 하고 있다는 변호인단의 반박이 수 차례에 걸쳐 연출되기도 했다.변호인단의 반격도 거셌다.
변호인단은 공소사실에 문제를 제기하며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등 피고인측에 유리한 증인을 앞세워 무죄입증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들은 특검의 주장과 상반된 증언을 내놓으며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특혜 의혹 등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오는 26일 열리는 44차 공판에는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 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미 두 차례나 연기된 바 있어 유죄를 입증하려는 특검과 무죄를 입증하려는 변호인단의 강도 높은 신문이 예상된다.그러나 최씨가 건강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갑작스럽게 증인출석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어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증인으로 출석하더라도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증인신문은 난항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27일과 28일에는 이 부회장을 포함해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된다. 27일 45차 공판에는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28일 46차 공판에선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신문이 진행된다.28일 오후 4시로 예정된 이 부회장에 대한 신문은 특검과 변호인단의 막바지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은 지금까지 진행된 증거조사 및 증인신문을 바탕으로 공세를 이어갈 예정이다.반면 변호인단은 결정적 증거의 부재와 공소사실의 적법성 등을 지적하는 동시에 당사자인 이 부회장의 진술을 통해 무죄를 주장하는데 집중한다. 공소사실을 입증할 직접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특검의 공소사실을 무력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제 재판은 종반부에 가까워지고 있다. 오는 8월 4일 검찰의 구형이 이뤄지는 결심공판을 거쳐 같은달 27일 이전에 재판부의 1심 선고가 내려질 전망인 가운데,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이라 할 수 있는 최순실 신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