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업체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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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복합쇼핑몰에 대한 정부 당국의 규제안이 구체화되면서 대기업들의 낯빛이 어두워지고 있다. 복합쇼핑몰은 쇼핑뿐만 아니라 놀이, 문화 등이 가능한 공간으로 최근 백화점, 대형마트의 실적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유일한 해법으로 꼽히는 쇼핑 채널이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복합쇼핑몰에 대해 대형마트 수준의 영업제한 등을 통해 골목상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배포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산업통상자원부 지원대책'에도 현재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SSM)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있는 월 2회 의무휴업 등 영업규제 대상을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한다는 골자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 내용대로 추진되면 롯데월드타워, 신세계스타필드, 현대아이파크몰 등은 현재 대형마트처럼 월 2회 의무 휴업을 진행해야 한다.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이유다.
대형마트의 경우 의무휴업일을 지자체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주말이 반드시 포함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복합쇼핑몰은 주말 영업규제안 등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만큼 주말이 포함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복합쇼핑몰에 의무휴업을 적용하게 되면 다방면에서 심각한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유통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복합쇼핑몰의 특성상 주중보다 주말에 고객이 몰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기업들의 매출 피해는 물론, 복합쇼핑몰에 임대료를 내고 입점해 있는 중·소 입점 업체도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지난해 9월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의 경우 평일 방문객은 5만여명 정도지만 주말에는 이보다 2배가량 높은 10만여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롯데월드몰(월드타워 포함)도 주중 방문객은 12만명이지만, 주말은 16만5000여명으로 4만여명 정도 높다.
입점 업체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복합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가 이뤄질 경우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우리 같은 입점업체는 복합쇼핑몰 안에서 매장을 운영하느냐 아니면 밖에서 운영하느냐에 따라 규제 여부가 결정된다.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관련 업계는 복합쇼핑몰이 월 2회 의무휴업이 확정될 경우 10%안팎의 매출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을 단순 쇼핑채널이 아닌 놀이공원, 야구장 등과 같은 문화생활공간으로 보고 관련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복합쇼핑몰은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롯데몰 은평의 경우 '롯데월드 키즈파크'와 스포테인먼트 공간 'I♥Sports' 등이 입점해 주말 가족단위 고객이 나들이 장소로 찾는 경우가 많다. 스타필드 하남 역시 '아쿠아필드'와 '스포츠몬스터'라는 문화공간을 주말에 찾는 방문객이 많다.
즉 복합쇼핑몰에서 쇼핑은 단순히 이곳을 찾는 한 가지 이유일 뿐 통상적으로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찾는 인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역시 스타필드 하남 오픈 당시 "우리의 경쟁상대는 쇼핑몰이 아니다"라며 "야구장·놀이동산과 경쟁하라"고 설립취지에 대해 단순 쇼핑몰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관점에서도 복합쇼핑몰 규제는 오히려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스타필드 하남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2013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가격신장률이 23.96%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상승률 12.44%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스타필드 하남 오픈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단적인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쇼핑몰로 인해 지역에 파생되는 경제 활성화 측면이나 단순 쇼핑시설이 아닌 문화공간으로 고객들이 복합쇼핑몰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 등 상황을 총괄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규제보단 공생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