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차종 대비 출력은 최대 46마력, 토크는 10.4kg·m 격차 생겨기본가격 2280만원으로 경쟁모델에 비해 높게 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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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뉴 QM3가 경쟁 차종에 비해 동력성능이 크게 떨어져 점점 치열해지는 소형 SUV 시장에서 생존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하위 트림 가격이 비싸서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비를 제외하고는 차별화된 강점을 찾기가 어려워 르노삼성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르노삼성의 QM3 판매량은 코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79대에 그치며 3위를 기록했다.

    4위를 기록한 기아차 스토닉은 37대 뒤쳐진 1342대를 판매하며 QM3를 바싹 추격하고 있다. 스토닉 판매가 영업일수로 13일만에 이뤄낸 실적이라는 점을 볼 때 8월 실적에서는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전망이다. 

    지난달 소형 SUV 판매 1위는 기존 강자인 쌍용차 티볼리가 차지했다. 티볼리는 지난달 전월대비 6.9% 감소한 4479대가 판매됐다. 2위 코나 판매량은 3145대를 기록했다. 코나가 2위에 그치긴 했지만 7월 2주차부터 판매된 점을 고려하면 이달부터는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7월 판매량만 놓고 보면 소형 SUV시장은 3강 2중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티볼리와 코나, 스토닉이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이 지난달 야심차게 출시한 뉴 QM3가 경쟁 모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동력성능이 크게 뒤떨어진다.

    뉴 QM3는 1.5 디젤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동력성능을 낸다. 1.5엔진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경쟁차종 중에서 유일하게 최고출력이 100마력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대토크 역시 유일하게 30.0kg·m을 못 넘는다.

    반면 현대차 코나는 1.6 디젤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을 갖췄다. 기아차 스토닉도 1.6 디젤이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30.6kg·m으로 뉴 QM3를 압도한다.

    기존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쌍용차 티볼리도 티볼리 아머로 재탄생하면서 1위 수성에 나섰다. 티볼리 아머는 1.6 디젤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kg·m이고, 한국지엠의 뉴 트랙스 1.6 디젤도 최고출력 135마력, 최대토크 32.8kg·m으로 우수하다.

    즉, 뉴 QM3는 출력의 경우 최대 46마력, 토크의 경우 10.4kg·m이나 경쟁차종과 격차가 벌어진다. 동력성능만 봤을 때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고객들이 힘 없고 가속성능 떨어지는 뉴 QM3를 선택할 가능성이 희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르노삼성의 뉴 QM3는 소형 SUV 고객이 가장 중요시 하는 가격 경쟁력도 확보하지 못했다. 엄밀히 말하면 가격대가 좁아서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하위 트림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서 고객들로 하여금 상위 트림 선택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8월 1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뉴 QM3는 가격대가 2280만원에서 2570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경쟁차종인 기아차 스토닉의 기본모델 가격이 1895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 현대차 코나 역시 일반형 트림 가격은 모델별로 1895만~2455만원, 플럭스 모델은 2250만~2710만원 범위에서 책정됐다. 폭넓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일반형의 경우 뉴 QM3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

    뉴 QM3는 전량 국내가 아닌 스페인 르노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 타사 모델에 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된 이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QM3는 첨단 사양을 적용하며 가격적 불리함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뉴 QM3 미디어 출시 행사에서 국내 타사 모델과의 경쟁에 부담을 느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박 사장은 "QM3 자체가 수입차들과 경쟁을 위해 만들어진 차"라면서 "뉴 QM3 역시 국내 차들이 아닌 수입산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국산차들과도 눈에 보이는 경쟁력에서 현저히 뒤쳐지고 있는데 수입차들과 경쟁하겠다는 것은 수입 모델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연막 전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 QM3는 수입 모델이라는 점과 연비를 제외하고는 국내 SUV B세그먼트에서 경쟁력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결국 뉴 QM3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나와 스토닉이 이달부터 한달 전체 판매량이 집계된다"며 "8월 판매 순위를 보면 향후 소형 SUV 시장 판도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선보인 티볼리 아머와 뉴 QM3가 얼마만큼 선전할 수 있을지 눈여겨 볼 대목"이라며 "아무래도 뉴 QM3가 가장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