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비리 의혹·분식회계 혐의로 주가 추락… 재무·법무·구매 등 전 부문 검토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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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에 따르면 수은은 KAI에 대한 관리·감독을 위해 경영관리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수은은 KAI 주식 2574만5964주(26.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수은은 김성택 경영기획본부장을 반장으로 대책반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반은 우선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KAI의 수사 상황을 살피면서 예측되는 상황별 대비책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책반이 재무·기획·법무·구조조정 부문 임직원들로 구성된 만큼 수은이 KAI의 구매 체계와 수주를 포함한 전 부문에 걸쳐 문제점이 있는지 진단에 나섰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표이가 이사회 통과 안건이므로 수은이 하성용 전 사장의 사임으로 공석인 KAI 대표이사 선임에도 입김을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수은이 대책반을 투입하며 대주주로서 역할에 나선 것은 KAI가 방산비리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원가 부풀리기 등을 통한 수천억 원대 분식회계 혐의까지 받게 되면서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탓이다.
수은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조4692억원으로 창립 이후 첫 적자를 낸 상태다.
대우조선해양 지원으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수은은 자본 확충을 위해 지난해 5월과 올 6월 산업은행으로부터 우량 평가를 받던 KAI 주식을 현물출자 받았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KAI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지난 6월 말 산은으로부터 주식을 넘겨받을 때 1주당 6만4100원이던 주가는 지난 9일 현재 종가 기준으로 61.6% 수준인 3만9500원까지 떨어졌다.
보유 주식으로 계산하면 6333억원 이상의 평가손실을 입은 셈이다.
회계 규정에 따라 원가법이 적용돼 KAI 주가 하락이 바로 수은의 손익에 반영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AI 사태가 자칫 존폐위기로까지 내몰리면 최악에는 평가손실분을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검찰 수사 중인 분식회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주식 상장이 폐지될 가능성이 있고, 채무상환 요구가 빗발치면 결국 KAI 재무상황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