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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달 15일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을 상향(25%)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보편요금제' 도입 움직임까지 일자 이통사들의 일부 주주들은 불만이 가득찬 모습이다.
초법적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인한 회사 손해가 불보듯 뻔한데도 여론을 의식해 이통사들이 행정소송 등 아무런 강수를 두지 않고, 정부가 하라는 대로 수용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가적으로 분리공시제 도입도 추진하며 여러모로 통신비 인하에 대한 '찍어누르기'식 시장개입을 강행하고 있는 상황 속 주주들은 이통사들의 공식적이고도 강력한 반대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조정에 이어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움직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편요금제는 2만원 요금으로 1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로, 현재 최저요금제(2만9900원)보다 1만원가량 싸고, 3만5000원대 차상위 요금제와 비교해 데이터 제공량이 비슷하다. 이에따라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3만6000원 이하 요금제 가입자가 보편요금제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에 따른 손실에 이어 이통사들의 추가적인 매출 손해는 자명한 사실이다. 일부 증권업계에선 보편요금제가 출시되면 이통 3사의 연간 매출이 2조2000억원 감소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통사 일부 주주들은 통신사들의 소극적인 대응 움직임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행정소송을 진행한다는 말만 했지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못한채 정부의 지시를 따르기만 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정부의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을 놓고 이통사들이 행정소송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통신사들이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존재해 왔다.
이통사가 내달 15일부터 적용되는 선택약정할인율 25%를 막으려면 법원에 행정처분 취소소송 및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야 하는데,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이 나오는 기간이 통상 2주인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달 말에는 소장을 접수해야 한다. 사실상 행정소송의 데드라인이 8월말인 상황 속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과기부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도 단말기 분리공시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정부의 초법적 정책 강행 움직임에 제동을 걸 액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분리공시제는 이통사가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휴대폰 보조금을 공시할 때 휴대폰 제조업체의 장려금과 통신사의 지원금을 따로 구분해 표기하는 제도다.
분리공시제가 도입될 경우, 9월말 지원금 상한제가 일몰되는 상황 속 이통사들은 마케팅비를 올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으려할 테고, 이에 따른 손실 역시 자명하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추후 선택약적할인율 상향을 기존 가입자에게도 적용하려할 것이고, 취약계층 통신요금 감면제 및 보편요금제 등 추가적인 통신비인하를 위한 공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 같은 정부의 초법적 정책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주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론을 의식해 우물쭈물 거리다 위헌적 요소가 명백한 행정 규제에 수긍하게되면 주주들의 권리를 외면하는 꼴이 된다"며 "법적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일방통행적 요구를 정부가 지속해 강요한다면, 법적대응을 하루빨리 진행해 시장경제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