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투자 내역과 결과는 '침묵'2016년 흑자전환 했지만… 매출은 업계 중 유일하게 감소
  • ▲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 ⓒ홈플러스
    ▲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 ⓒ홈플러스



    지난 2015년 9월 7일,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영국 테스코(Tesco PLC)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향후 2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지 오늘로 2년이 지났다.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는 7일 홈플러스 창립 20주년을 맞아 "홈플러스는 
    고객에 집중하는 고집경영을 통해 고객들이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1등 유통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MBK가 약속했던 1조원의 투자에 대한 내역이나 인수 이후 경영 성과, 결과물에 대해서는 일체 밝히지 않아 김상현 대표의 발표는 실체없는 공수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홈플러스 인수 금액은 7조2000억원으로 MBK파트너스는 지분 100%를 5조8000억원에 매입하고 차입금 1조4000억원을 떠안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MBK 측은 인수 당시 "홈
    플러스의 시장 선도적 지위와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2년 간 1조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며 "홈플러스 직원들의 현재 고용 조건과 단체교섭 동의를 존중하며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다. 

    MBK는 홈플러스의 신선식품 라인업 강화, 상품군 혁신, 서비스 강화 등에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홈플러스 투자 금액이나 성과 등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다. 

    MBK가 약속했던 대대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의 매출은 쪼그라들었다. 경쟁업체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8.4%, 0.5% 신장했지만 홈플러스는 3.3% 감소한 6조6067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09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외형적으로는 새 주인을 맞아 단기간에 빠른 성과를 낸 것으로 보여지지만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내부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내부 효율화는 
    인력감축과 조직 슬림화, 임직원 급여 및 복리후생비, 기부금 삭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산돼 그 이상의 내부 효율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 2016년도 홈플러스 판매비와관리비 내역. ⓒ홈플러스
    ▲ 2016년도 홈플러스 판매비와관리비 내역. ⓒ홈플러스


홈플러스의 지난해 급료와수당은 전년 대비 20.6% 감소한 2132억원, 복리후생비는 같은 기간 약 80% 삭감한 310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홈플러스의 기부금은 70% 가량 줄어든 13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상현 대표가 오늘 창립 20주년 축사를 통해 "직원이 자랑스러운 최고의 유통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힌 것과는 다소 거리가 느껴지는 수치다. 

MBK 측은 홈플러스 인수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2년 사이 임직원 수는 
2015년 2만466명에서 2017년 1만9938명으로 528명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특성상 기업을 인수한 뒤 기업 가치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려 최대한 비싼 값에 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이 목표"라며 "통상 3년 정도를 매각 시점으로 보는데 대형마트 업계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MBK 측엔 올해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

내부 임직원을 쥐어 짜서 경영 효율화를 이루는 것은 장기적으로 건강한 경영 전략이 될 수 없으며 금세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홈플러스가 올해 어떤 성적표를 내놓을지, 김상현 대표의 약속은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