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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26일 서울 명동 소재 은행회관 1층에서 산별교섭 복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개최했다.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별교섭 재개를 둘러싼 금융권 노사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사용자협의회 복원이 더디게 진행되자 금융노조는 은행연합회장실 점거는 물론 릴레이 시위까지 예고하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내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실을 약 두시간 가량 점거하고 즉각적인 교섭 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노 측이 지난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33곳 은행들의 전원 복귀를 요구했으나 금융공기업 등 일부만 재가입한 상태다.
현재 사용자협의회 33곳 중 총 17개사가 재가입했고, 시중은행을 비롯한 은행 16개 회원사는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금노 측은 올해 8월부터 총 4번의 산별교섭 재개 의사를 밝히고 구체적인 교섭 날짜와 안건을 공식 발표하며 사측 대표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측의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결국 금노 측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제기했고, 지난 15일 중노위가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고 노사간 성실한 교섭을 진행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은행 사용자협의회 측은 그동안 이뤄졌던 금노 측의 산별교섭 요구가 일방적이었다며 이날 열릴 공동교섭 요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대신 빠른 시일 내 사용자협의회에 재가입한 17개사의 산별교섭 부분복원을 위한 실무회의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반면, 은행 사용자측의 이같은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금노 측은 이날 오후 예정대로 4차 산별교섭 복원 요구를 강행했다.
금노 관계자는 "지난 19일 사측에 공문을 보내 26일 산별교섭 개최를 요구했다"며 "하지만 사용자협의회에 재가입한 17곳을 비롯해 어떤 곳도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노는 하영구 회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자리를 비운 것으로 확인되자 회장실을 점거하고 즉각적인 교섭 복원을 요구했다.
모르쇠로 일관해온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금노 측이 회장실을 점거한 지 약 두시간 후인 오후 5시반 경에 이르러서 27일 면담 의사를 밝혔고, 이후 상황이 마무리 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노조는 하영구 회장 면담과는 별개로 사용자협의회에 복귀하지 않은 시중은행 16곳을 대상으로 릴레이 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7일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산별교섭 복원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금노 관계자는 "교섭을 복원하고 모든 노사 간 이견을 교섭에서 조율하길 바란다"며 "사용자 측이 노사자율주의에 입각한 산별교섭에 즉각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