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이후 카드사용액 전월 대비 3.3% 감소CCSI 88.4… 전월 대비 12.3포인트 급감카드업계 "소비심리 위축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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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사회 불안정성이 커지며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연말연시 특수를 노린 카드업계는 할인·캐시백 프로모션을 강화하며 소비 진작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 반전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모습이다.

    ◇5일까지 국가재난기간… 대규모 행사 줄취소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12.3 계엄사태 이후 이어지는 탄핵 정국에 국가적 재난까지 더해지며 소비 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내달 4일까지 일주일간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됐다.  이에 따라 연말·연초 예정됐던 새해 카운트다운 등 대규모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이번 참사는 이미 위축된 소비 심리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엄령 발효와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국가적 재난까지 더해지며 소비 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참사는 연말연초 소비 성수기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내수 위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최근 소비심리는 계엄사태 여파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악화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달보다 12.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8 팬데믹 충격이 덮친 2020년 3월(-18.3포인트) 이후 최대 폭 하락이다. 

    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 3일 이후 1주일간(4일~13일) 일평균 신용카드 사용액도 2조5102억원으로 전달(2조5953억원) 대비 3.3%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소비 심리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 정치 불확실성과 국가적 재난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비 심리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내수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카드업계, 연말 특수 노린 총력전에도 '빨간불'

    심각한 소비 심리 위축에 연말 특수를 노렸던 카드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회적·정치적 상황이 악화되며 경제 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된 원인이다. 

    특히 연말연시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해 쏟아낸 제휴 프로모션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주요 카드사는 항공권, 숙소 예약 할인, 주요 여행지 결제 캐시백 제공 등 해외여행 성수기를 겨냥한 제휴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최근 제주항공 사고로 비행기 탑승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고객들의 티켓 취소가 이어지는 등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이는 카드사와 여행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쇼핑·식당 등 다양한 업종에서 무이자할부와 캐시백 이벤트를 실시하며 내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지만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 위축으로 소비 지출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카드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황이 상황인만큼 연말 특수 효과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며 "환율 등 거시적 변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소비 심리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발표된 수수료 인하 개편안은 카드업계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 악화 속에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며 일부에서는 고객 혜택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사의 부담이 커질 경우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캐시백이나 할인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