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준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에 최고정치적 불확실 영향… “내년 1500원 돌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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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마지막 외환시장 거래일인 30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로 정규장을 마감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환율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정규장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5원 오른 1472.5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 중 한때 1460원대로 내려갔지만 오후 들어 다시 오르며 1470원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마감한 연말 종가는 지난 1997년 163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종가(1259.5원)도 넘어섰다. 

    대통령·총리 탄핵안 통과 충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말 거래량 감소, 외환당국 미세조정 경계, 수출업체 월말 네고 물량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새해에도 환율 고공행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연이은 탄핵으로 경제 컨트롤타워마저 업무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수습을 지휘하느라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에 불참하는 등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대로라면 변동성이 커진 외환시장과 증시를 모니터링하며 불안 신호에 대한 즉각 대응이 어려워지는 등 현안에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3~4%의 환율 변동은 통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바, 원·달러 환율의 1500원 도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국내 거시경제 불안, 트럼프 무역정책에 대응할 리더십 부재, 투자자의 원화 자산 회피 등을 고려하면 환율 상승 압력은 여전하다”며 “내년 원·달러 환율의 뉴노멀은 1500원이 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도 “국내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관세정책을 곧바로 실행하면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면 외국인이 환차손 때문에 떠나고 환율은 더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정치적 불안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 변동성은 계속 확대되면서 1500원까지도 오를 위험이 있다”며 “국내 정세가 안정될 경우에도 1400원대 이하로 내려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