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투자자 유치 난항, 멕시코·스웨덴 가전 업체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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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대우전자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이번주 중 마무리된다. 동부대우 지분 45%를 가진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이후 본입찰을 거쳐 올해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KTB 프라이빗에쿼티, 유진자산운용 등 동부대우의 FI들은 유력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안내서(IM)를 앞서 발송했다.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오는 29일 예비입찰 접수를 마무리한다.

    매각은 2013년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할 당시 FI와 체결한 재무약정이 지켜지지 않아 시작됐다.

    당시 FI는 약 1400억원의 인수 자금을 조달하며 동부대우가 3년 내 순자산 1800억원 유지,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를 달성할 것을 조건으로 했다. 조건 미충족 시에는 제삼자에게 지분 전체를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설정했다.

    현재 인수 후보로는 외국 가전 기업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멕시코 가전업체 마베,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터키 베스텔·알첼릭, 프랑스 브란트 등이 물망에 올라있다. SM그룹, 대유그룹 등 국내 기업도 일부 오르내렸지만 해외 영업 역량 등을 고려하면 실제 입찰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해외 업체는 중국, 멕시코에 위치한 동부대우 해외 공장과 영업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부대우는 세계 40여 개국에 6개의 생산법인, 30여 곳의 판매 법인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6000억원 중 약 80%가 해외에서 나올 만큼 해외 시장에 강하다.

    일부 해외 업체는 국내 광주 공장을 제외하고 해외 공장만 2000억원에 사들이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건비 등 생산단가가 비싼 국내 공장은 해외 공장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광주공장을 제외한 '분할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자 공장 노조는 고용 불안을 이유로 해외 매각 반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노조는 동부그룹 차원에서 자금을 조달해 자체경영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은 투자자 물색 등 경영권 사수를 위해 고군분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동부는 중국 가전기업 오크마를 투자자로 유치해 FI 지분을 되사오려고 했지만 사드 여파로 불발됐다. 최근에는 동부하이텍 지분을 담보로 산업은행에 자금을 요청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뚜렷한 진척은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 회장이 여비서 성추행 논란으로 최근 동부그룹 수장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김 전(前) 회장의 후임으로 발탁된 이근영 회장이 경영권 수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 회장이 산업은행 총재와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친 '재무통'인 만큼 경영권 방어에 묘수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와 관련한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언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