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설비 부족 속 석유제품 수요 강세… "2~3년간 지속될 듯"복합정제마진 강세, 정유업계 '긍정적' VS 스프레드 축소. 석유화학업계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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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제품 생산원료인 나프타(naphtha) 가격이 지난 6월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인 정제설비 부족에 석유제품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추세킄 최소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1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6월 t당 413달러에 거래되던 나프타 가격은 7월 430달러, 8월 465달러에 이어 9월 500달러(509달러)를 돌파한 후 10월들어서는 527달러 수준을 기록중이다.
지난 8월 말 허리케인(hurricane) 하비(harvey)의 영향으로 미국 텍사스주(The State of Texas) 정제설비 일부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나프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 설비 정상 가동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당시 셧다운(shut down)된 정제설비가 미국 전체의 24% 규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완벽한 정상복구가 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는 분석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나프타 가격 상승세의 원인을 국제 석유(crude oil) 가격 상승세와 연결시키는 설명도 등장한다.
업계 한 관계짜는 "휘발유(gasoline)를 수송용 에너지로 대량 소비하고 있는 미국 내에서 정제설비 가동률 저하가 발생하면서 휘발유와 동일한 유분인 나프타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면서 "특히 석유를 정제해 나프타를 생산하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이 나프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6월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45.46달러에 거래됐지만 가장 최근인 10월6일 거래에서는 배럴당 49.29달러에 거래중이다. 국내 석유수입의 80% 수준을 차지하는 중동산(Dubai유) 역시 같은 기간 46.46달러에서 최근 55.27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나프타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유업계가 정제설비 증설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석유 수요가 공급을 역전하는 시장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정제설비 확보에 필요한 향후 2~3년간 상승세를 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석이 지배적이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최근 정제설비 강세는 정제설비 규모의 증가보다 석유제품 수요 증가가 더 크고 빠르기 때문이다. 2017년과 2018년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석유제품 수요가 일일 각각 150만 배럴, 140만 배럴에 달하지만, 2020년까지 증설되는 글로벌 정제설비는 76만 배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기차 등의 친환경 교통수단이 수송용 에너지 시장에 등장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shale gas)가 본격 생산되면서 ECC(ethane cracking center) 쪽으로 화학업계가 움직이면서 정유사들은 각종 석유제품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증설을 망설이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짜는 "나프타 가격 상승은 복합정제마진(gross refinery margin) 강세로 이어지는 만큼,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업계는 스프레드(spread. 원료와 제품의 가격 차이) 축소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