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용 두산중공업 부회장, 산업부 에너지 정책 감사 증인 출석"600여개 협력사가 부품 조달 못하면 수입국에서 우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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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6호기 공사가 3개월째 중단되면서 두산중공업이 400억원 정도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하도급과 협력업체 인력 6400여명이 일손을 놓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어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의 신뢰도 추락도 우려하고 있다.
나지용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국정감사 첫 날인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에너지 정책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체적인 손해 액수를 묻는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나 부회장은 "3개월 가량 공사가 정지되면서 저희로서는 400억원 정도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협의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신고리 5·6호기에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발전터빈 등 주기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총 계약금 2조3000억원 중 절반 수준인 1조1700억원 가량의 금액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의 사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 7월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일시중단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 뒤 시민배심원단의 판단에 따라 완전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수주잔고, 매출 등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도급 및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나 부회장은 "현재 하도급과 협력사를 합해 660여개 업체 6400여명의 공사 참여 인원들이 집에서 대기 중"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이런 직원들에 대한 보상 부분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협의 후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 사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나 부회장은 "600여개의 협력사가 부품 조달을 하지 못하면 그 부분에 대해 수입국에서 우려를 나타낼 수도 있다"며 "국내에서 건설하지 못하면 신뢰도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공사 중단으로 두산중공업의 원전 관련 기술들도 유지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나 회장은 "국내에서 건설이 안되고 해외 쪽에 특별한 수출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기술이 사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했다. 힘들게 쌓아온 원전 기술들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남은 도급잔액을 모두 날릴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나오면서 주가가 3달여 동안 25% 빠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