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맥도날드·피자헛·하이트진로, 국감 출석갑질, 일감 몰아주기, 식품 위생, 가격 담합 등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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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열릴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올해 식품업계를 뜨겁게 달군 프랜차이즈 '갑질'과 일감 몰아주기, 식품 위생, 가격 담합 등 주요 논란에 대한 검증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감에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19일)을 시작으로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30일), 이스티븐 크리스토퍼 피자헛 대표(31일),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31일)까지 줄줄이 증인으로 출석해 정부의 날선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지난 7월 말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의 대화에 14개 대기업 총수들 사이에 중견기업으로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착한 고용과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 사회 공헌 등 여러 부분에서 착한 기업 이미지를 갖고 있어 '갓뚜기'로 불리며 문 '모범 기업'으로 꼽혔던 오뚜기가 이번에는 '라면값 담합'을 사유로 19일 국감 증인으로 서게 된 것.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30일 '하이트진로의 희망퇴직 등 노사관계'를 사유로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다. 지난 3월 하이트진로는 전직원 32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약 300명 가량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의 라면값 담합은 5년 전인 2012년 일이고 이미 사법부 판결도 끝난 일인데 올해국감에 이를 사유로 출석하라는 것은 조금 의아하다"며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지 4년이 다 돼 가고 국감 이슈인 희망퇴직은 실적 하락에 따라 노사 협의 하에 이뤄진 것인데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감은 한 해 동안 행정부가 펼친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국회가 잘못된 부분을 감시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인데 유독 식품업계에는 그 기준이 모호하다"며 "식품업계를 타깃으로 삼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갑질'과 식품 위생 문제로 올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프랜차이즈 업계도 국감 출석을 기다리고 있다.
정무위는 31일 크리스토퍼 피자헛 대표이사와 참고인으로 참석하는 윤혜순 피자헛 점주협의회장을 대상으로 피자헛의 불공정행위와 이로 인한 가맹점의 피해를 살펴본다.
피자헛은 구매, 마케팅, 품질관리 등 가맹점 지원업무 수수료(어드민피)를 명목으로 2003년부터 가맹점들로부터 월 매출액의 0.3~0.8%를 챙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계약서에 기재하지 않은 어드민피 수령은 가맹사업법 위반이라며 지난 1월 5억2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피자헛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지난 8월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정무위는 각종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질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공정위의 감독과 대응에 대한 책임도 물을 예정이다.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 HUS)에 이어 초등학생 집단 장염 발병으로 논란이 된 한국맥도날드의 조주연 대표도 31일 증인으로 국감에 출석한다.
조 대표는 지난달 7일 '햄버거병'과 집단 장염 발병으로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맥도날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전사적 차원에서 공급업체, 외부 전문가와 함께 식품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지만 국감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조 대표의 공식 사과는 지난 7월 4살 어린이가 고기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해피밀 불고기 버거 세트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졌다. 피해자 가족 측은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으며 추가 고소가 이어지면서 유사사례 피해 아동은 현재 5명으로 늘었다.
이밖에도 전국 제빵기사에 대한 '불법 파견' 논란이 불거진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도 이정미 정의당 대표로부터 국감 증인 출석 요청을 끊임없이 받고 있어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다른 업종에 비해 식품업계에 과도하게 각종 규제, 압박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국감 주요 이슈인 불법파견과 일감몰아주기 등의 문제는 식품업계만의 문제가 아닌데도 과도하게 비난이 집중되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물론 국민들이 먹는 먹거리는 민감하기 때문에 다른 업계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국감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보다 업계에 대해 일반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을 명쾌하게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