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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이 VR을 이용한 수술실 가상체험을 통해 소아 환자의 수술 전 불안감을 감소시켜 주목된다.
16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마취통증의학과 한성희, 유정희 교수 연구팀을 주축으로 한‘가상현실·인공지능을 통한 의학혁신 연구그룹'은 VR 영상제작 전문회사 더브이알(대표 이길재) 및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와 협업해 '뽀로로와 함께하는 VR 수술장 탐험’이라는 4분짜리 영상을 제작했다.
연구팀을 주축으로 한‘가상현실·인공지능을 통한 의학혁신 연구그룹'은 VR 영상제작 전문회사 더브이알(대표 이길재) 및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와 협업해 '뽀로로와 함께하는 VR 수술장 탐험’이라는 4분짜리 영상을 제작했다. VR 영상은 소아환자가 수술실에서 느낄 공포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애니메이션 ‘뽀로로와 친구들’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수술실의 모습과 마취과정에 대해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34명의 소아환자들에게는 VR 영상을 시청하도록 했고, 35명의 소아환자에 대해서는 영상 시청 없이 마취와 수술에 대한 안내사항의 정보만 전달했다.
두 그룹의 마취 유도 전 불안감의 지표를 비교한 결과 수술 전 VR 영상을 시청하지 않은 그룹(대조군)은 51.7점 이었지만 영상을 시청한 그룹은 31.7점으로 마취 전 불안감이 4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마취 유도에 완벽하게 순응도를 보인 환자가 대조군에서는 12명(34%)이었던 반면, 영상을 시청한 그룹은 28명(82%)에 달해 마취과정에 대한 불안감 및 이에 따르는 불안행동 역시 크게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수술 및 마취는 소아환자에게 몹시 낯선 경험으로 높은 수준의 불안감과 공포를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소아환자의 50% 이상이 수술 전 불안감을 나타낸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수술 전 불안감의 원인은 부모와의 분리, 익숙하지 않은 진료 경험, 낯선 환경에 대한 노출 등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소아의 불안감은 일회적인 심리상황에 그치지 않고 수술 이후의 심리 및 행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식이장애, 악몽, 분리불안, 분노발작 등의 행동 변화를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수술 전 준비 과정 및 마취 유도 단계에서 유발되는 높은 수준의 불안은 수술 후 부정적인 행동장애 발생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한성희 교수는 “수술 전 불안감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소아환자와 부모가 수술실이라는 낯선 환경과 친밀해지면서 수술준비과정 및 마취과정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더 많은 사전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소아환자가 수술실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그 안에서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 즉, 자가조절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한 교수는 “소아환자의 수술 전 불안감 감소를 위해 진정제 등의 약물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이로 인한 호흡억제, 마취시간 연장 등의 부작용들이 발생 가능하다. 그에 비해 VR 영상시청을 통해 수술실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면 불필요한 진정제의 사용을 피하면서 편안하고 자신감 넘치는 수술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VR을 결합해 VR 영상의 의학적 효용에 관한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한 교수는 “향후 VR 영상을 이용한 가상체험이 소아환자들의 수술 후 행동방식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 VR과 AI를 접목한 최신 장비를 이용한 의료서비스의 의학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후속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외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surgery)’ 11월호 표지 연구로 선정되었으며,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 및 미국 뉴스 통신사 UPI 등 세계적 매체에서 보도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