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너지 업황 호조에 신사업 영토확장 나서'경쟁력 강화-M&A' 기반 '딥체인지' 가속도


SK그룹의 쌍두마차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업황 호조에 힘입어 공격적인 투자를 펼쳐 눈길을 끈다.

양사 모두 올해 최대 실적 달성이 기대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물들어 올 때 노젓는다'는 심정으로 미래 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적 호조로 실탄을 두둑히 마련한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확보한 국내외 생산 거점의 파이를 키우는 것에 더해 M&A(인수합병)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사업 영역을 확대에 나가고 있다.

우선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 투자에 성공하며 중장기적으로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앞서 지난 24일 도시바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메모리 사업을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도시바는 지난 9월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대한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한미일 연합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판게아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2조엔(약 20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3950억엔(약 4조원)을 투자하게 된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낸드플래시 분야의 사업 및 기술적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다국적 기업들로 구성된 기업들과 전략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함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업들과 상호 상생을 위한 협력의 첫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발표한 7조 규모의 시설투자액도 9조6000억원으로 늘렸다. 현재 건설중인 청주 공장과 중국 우시 공장의 클린룸 완공시기를 내년 4분기로 앞당겨 반도체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메모리의 경우 당장의 수익 창출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진 투자"라며 "수요 대응 및 3D낸드 생산규모 확대로 기업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에너지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M&A를 적극 활용해 효자 부문으로 거듭난 화학사업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미국 다우의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EAA) 확보에 이어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까지 인수하며 패키징(Packaging) 화학 소재 사업으로 확대했다. 

PVDC는 냉장·냉동 육가공 포장재 원료로 향후 아시아 지역 식료품 수요가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여기에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시노펙 (Sinopec)이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는 총 7400억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기존 대비 약 40%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신사업인 배터리 부문은 2018년까지 순수 전기차 7만대 분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 석유개발, 화학, 배터리 분야에 최대 3조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석유개발 및 화학사업에서는 국내외 M&A 및 지분 인수 등을 추진, 배터리 공장 증설 및 분리막 사업 확대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전기차 시장으로의 전략적 확장, 진출을 위한 적시 착공에 성공해 딥 체인지2.0에 한발 더 가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