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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8을 산 이후 팽창·균열 현상 등 위험요소가 있을 수 있어 그냥 아이폰X(텐)이 출시될 때까지 기다릴려구요."
아이폰8의 사전예약 판매가 시작된 후 첫 주말. 이통사 직영점을 찾은 대부분의 고객들은 아이폰8 기능에 대한 '간'만보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로 대부분이었다.
직영점서 아이폰8의 일부기능을 체험하고 아이폰X 출시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소비자들이 주를 이룬 것.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이통사 직영점 관계자는 "전작인 아이폰7의 경우, 사전예약 시작 후 첫 주말엔 거의 일당 300여명에 가까운 예약 건수를 기록했는데, 아이폰8의 경우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애플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있어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다소 실망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직영점 관계자들은 이 같은 시장 반응의 이유로 배터리 균형·팽창 논란 이후 애플의 무관심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불량 제품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을 아직 찾지 못했을 뿐더러 보상책 없이 사전 예약을 진행해 전작과 비교해 온도차가 크게 작용하고 있단 분석이다.
또 다른 직영점 직원은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제대로된 제품을 고르는 것 자체를 운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여서, 굳이 위험요소를 안고 상품을 구매하려 하지않고 있다"며 "또한 소비자가 산 아이폰8이 불량품일 경우, 애플은 개봉 후 그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 즉각적인 제품교환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각에선 아이폰8 시리즈의 배터리 불량 건수가 많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애플이 이 문제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공식 성명을 낸 만큼 소비자들은 이 문제를 가벼운 사안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이폰X으로 대기 수요가 분산된 점도 아이폰8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이폰X에 대한 정확한 출시일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향후 6개월안으로 관련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위험요소가 큰 아이폰8 보단 조금더 기다려 아이폰X을 구매하겠단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에따라 이통사들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인 모습이다.
이번 배터리 문제와 관련해 애플 본사로부터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려받지 못해 이런 시장 반응을 그저 넋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사전예약 후에도 애플로부터 배터리 문제와 관련해 내려온 정책이 없어 소비자 대응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며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아이폰7 만큼의 큰 흥행이 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폰8 시리즈의 초반 열기는 전작인 아이폰7보다 못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KT에 따르면, 아이폰8의 사전예약이 시작(지난 27일)한 지 30분 만에 1차로 준비한 온·오프라인 예약 물량 5만대가 모두 팔렸으나, 아이폰7의 경우 1차 물량 5만대가 15분 만에 매진됐다.
이에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은 발화 논란에 이어, 전원꺼짐 현상까지 출시때마다 문제가 끊이지 않아 이통사 직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애플은 아이폰8의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문제발생시 고객들의 대한 보상책을 마련해 현지 통신사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