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유관기관 등 12곳, 11월말까지 전수조사 착수민간은행도 자체점검 공고…채용 가이드라인 나올까 초조
  • ▲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공공기관·은행권 합동 '금융권 채용문화 개선회의'를 열어 최근 범정부적인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철대책 취지를 설명하고, 향후 금융권 채용문화 개선을 위한 금융공공기관과 은행권의 적극적인 동참과 노력을 당부했다.ⓒ금융위원회
    ▲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공공기관·은행권 합동 '금융권 채용문화 개선회의'를 열어 최근 범정부적인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철대책 취지를 설명하고, 향후 금융권 채용문화 개선을 위한 금융공공기관과 은행권의 적극적인 동참과 노력을 당부했다.ⓒ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금융권의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1일 금융위원회는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권 채용문화 개선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최근 국감에서 강원랜드, 우리은행 등 일부 기관에서 채용특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특별대책 본부’를 구성해 공공부문 채용업무 전반을 점검하겠단 취지다.

    먼저 금융당국은 금융위 감사담당관을 반장으로 하는 ‘특별점검반’을 가동, 11월말까지 채용절차 등 채용업무 전반을 들춰본다.

    점검대상은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산업은행, 기업은행, 예탁결제원 등 7개 금융공기업이다.

    이어 12월말까지 한국거래소, 증권금융, IBK신용정보,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등 5개 금융 관련 유관기관까지 확대해 조사에 나선다.

    금융위원회 김용범 부위원장은 “7개 금융공기업에 대해서 과거 5년간의 채용 업무를 꼼꼼히 점검하고, 특히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채용이 이뤄지도록 인사내규가 잘 정비돼 있는지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조사결과, 금융공기업에서 채용비리가 발생할 경우 관련자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기관 예산편성, 경영평가 등에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또한, 자발적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금융위원회 내 ‘금융공공기관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설치 운영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의 움직임에 시중은행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칫 인사, 채용과 관련된 경영권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각 은행마다 자체적으로 채용시스템이 마련돼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정부가 개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며 “현재 드러난 채용비리 문제는 금감원, 국정원 등 상위 기관의 부조리에서 시작됐는데 정부 기관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민간의 채용시스템이 잘못됐다는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각 은행마다 채용 절차는 조금씩 다르나 자체적인 조직문화를 결합한 시스템을 적용 중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서류, 필기시험(논술)과 관련해 내부 인사팀과 외부업체 공동으로 1차 합격자를 선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필기시험이 없는 대신 지원자가 면접 시 PT를 진행, 같이 일할 인재를 뽑는다.

    은행의 채용 절차가 다른 이유는 학력,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원자의 스펙보다 자기소개서, 면접 결과가 합격 여부을 결정짓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결국 시중은행이 우려하는 부문은 금융권 실태조사 결과, 채용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느냐다.

    한 은행 직원은 “금융공기업은 국가직무능력평가 시험을 보게 돼 있어 채용과 관련해 공정성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은행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인 만큼 시험 성적이 높다고 은행원 자질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