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엇갈린' 편의점' 사업… "점포 수 8배 차이"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편의점 사업을 두고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운영의 '결과'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사업을 먼저 시작한 쪽은 홈플러스지만, 현재는 이마트 편의점 부분이 판정승을 거두는 분위기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011년 편의점 사업을 시작하면서 '365홈플러스' (전 홈플러스 365)를 오픈했으며, 이마트는 2013년 위드미FS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편의점 위드미(현 이마트24)를 시작했다.

홈플러스가 이마트보다 2년가량 편의점 사업을 먼저 시작했지만, 현재 편의점 점포 차이는 10월 기준 '플러스 365' 333개, '이마트24' 2476개로 8배 넘게 벌어졌다.

이는 편의점을 바라보는 양사의 엇갈린 정책 때문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이마트의 경우 오너가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의점 사업에 리스크를 감소하고서라도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지만, 홈플러스는 사모펀드 MBK가 최대주주로 대규모 투자 등에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편의점 사업 관련 깜짝 발표를 예고한 이후 신세계그룹이 향후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편의점 사업 육성 계획을 밝히는 등 몸집 부풀리기에 들어갔다.

이 금액은 사명 및 인테리어 교체, '프리미엄' 매장으로 리모델링, 규모의 경쟁을 하기 위한 점포 수도 확대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사명도 '위드미'에서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이마트를 강조한 'emart24'(이마트24)로 교체했다.

이러한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이마트24는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무인편의점 시장 선점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서울조선호텔점과 전주교대점, 성수백영점, 장안메트로점 등 4곳에서 무인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 세븐일레븐에서 무인편의점 시그니처를 선보인 바 있지만, 사람이 없는 무인편의점을 상용화한 것은 이마트24가 업계 최초다.

반면 홈플러스의 경우 편의점에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편의점협회 자료를 보면 플러스365(전 홈플러스365)가 처음 출점했던 2011년 당시 2만1221개였던 전국 프랜차이즈 편의점 수는 2016년 3만2611개로 1만개 넘게 증가했다. 편의점 수가 1만개 증가했지만, 플러스365의 점포 수는 300여개애 그친다는 것은 홈플러스가 그동안 편의점 사업에 대한 투자를 등한시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올해 오픈한 신규 가맹점포도 10여개에 수준으로 이는 프렌차이즈 편의점 중 최하위다.

현재 편의점 점포 수도 10월 기준 'CU' 1만2359개, 'GS25' 1만2309개, '세븐일레븐' 9195개, '이마트24' 2476개, '미니스톱' 2426개와 비교해 현저하게 낮은 333개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근 홈플러스는 편의점을 개설하려는 이들에게 예상 매출액을 부풀려 제공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법상 최고 수준인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악제가 겹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예비가맹주들에게 장사가 실제보다 더 잘될 것이라는 '뻥튀기' 정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상 양사의 차이가 이미 쉽게 좁힐 수 없을 만큼 벌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마트24의 경우 후발주자인 점을 감안해, 많은 투자와 실험을 계속하면서 선두업체들과 격차를 좁히려 하고 있다. 그 결과 매장 수로만 보면 업계 4위까지 올라섰다"라며 "그러나 플러스 365는 점포 수가 300여개에 불과하고 사모펀드의 특성상 대규모 투자 방안도 나오지 않고 있어 양사의 차이가 앞으로 더 벌어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양사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누가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며 "다만 편의점 사업은 유통업계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분야고 홈플러스가 임일순 신임대표를 선임하는 등 새로운 피를 수혈한 만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냐에 따라 양사의 격차가 벌어질지 좁혀질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