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DGB, 부산 기반 하이證 인수로 경상권 ‘장악’노사 갈등‧대주주 적격성 논란‧재무건전성 문제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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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에 매각 확정되면서 향후 진로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DGB금융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DGB 측은 하이투자증권 및 자회사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 등 주식 3424만주를 4500억원에 취득한다.

    이번 인수로 증권 자회사가 없던 DGB금융그룹은 처음으로 증권업에 진출하게 됐다. 아울러 대구경북 지역 지주사인 DGB는 부산에 본사가 위치한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범 영남지역의 금융업을 장악하게 됐다는 의미도 가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실제 부산, 경남 지역에만 16곳의 점포를 가지고 있어 DGB 입장에서는 부산권으로의 영업망 확장이 가능해진다.

    하이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금융계열 지주사를 갖게 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1989년 부산에서 지역 상공인들이 주축이 돼 ‘제일투자신탁’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뒤 1997년 제일제당이 인수, 2004년 ‘CJ투자증권’으로 개칭되기도 했다.

    이후 2008년 현대미포조선이 CJ로부터 7000억원에 인수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로 편입되며 하이투자증권이라는 현 사명으로 변경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나 과거 인수가인 7000억원대를 맞추려 하다 보니 쉽게 인수 대상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회사 측은 손상차손 2828억원을 인식해 장부가를 대폭 낮췄다. 이에 우리은행, BNK지주 등 여러 후보자가 나타났지만 결국 DGB의 품에 안기게 됐다.

    시행착오 끝에 인수는 성공했지만 아직 DGB금융그룹이 넘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DGB금융그룹은 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내년 3월 하이투자증권을 최종 인수하게 된다.

    그런데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현재 수십억 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만약 박 회장의 혐의가 인정되면 DGB금융지주가 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어 인수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하이투자증권 노조의 반발로 인한 노사갈등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매각 후 기존 직원들에 대한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매각 과정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됐을 뿐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즉각적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매각 전면 무효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하이투자증권 측이 매각 무산을 대비해 리테일 TF로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매각을 앞두고 어떠한 점포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결사 반대하며 올해 임단협 교섭에 적극 임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이번 매각에 부정적 측면이 많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의 과거 7개년 평균 세전ROE는 2.42%로 회사측 전망과 큰 차이가 있다”며 “보유지분 매각 대금을 배당할 경우 영업규모 유지가 만만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번 인수로 지주회사의 자금여력이 감소해 DGB생명이 RBC비율 관리를 후순위채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1300억원의 후순위채를 모두 상환한다면 연 이자비용 66억원 절감이 가능하나 70억원대 순이익을 시현하는 하이자산운용이 매각될 것이므로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미포조선이 갖고 있지 않은 나머지 지분을 우리사주 등 소액주주들로부터 매입해 100% 자회사를 추진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PBR에서는 주식교환을 하더라도 3~5% 정도의 주식발행이 불가피해 ROE 개선 영향을 가져오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