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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화' 1호 공공기관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정규직 전환에 대한 해법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8월31일부터 노조와 외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노사전협의회를 꾸려 정규직화 추진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욱 꼬여가는 형국이다.
앞서 지난 5월 문 대통령의 인천공항공사 방문 당시 정영일 사장은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1만명을 연내 정규직화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약속 시한까진 이제 한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고용, 자회사를 통한 고용, 경쟁채용, 고용승계 등 정규직 전환 방식을 놓고 사측과 노조간 이견이 여전하고, 최근엔 노조끼리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면서 노노(勞勞) 갈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기만책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한 인천공항공사 직원 1000여명이 가입해 있는 한국노총 소속의 정규직 노조는 지난 10일 '공사 직원 채용은 공개경쟁 채용이 원칙이다'란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를 통해 비정규직의 일괄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고 나섰다.
정규직 노조는 "일부 비정규직이 주장하는 '전원 고용승계'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강제적으로 선점하는 것과 같다"며 "공공기관 채용은 합당한 절차의 공개경쟁 채용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험을 통해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주문이다. 이들은 현재 비정규직 직원처럼 관련 경력이 있는 직원에겐 합당한 가점을 제공하면 된다고도 했다.
반면, 비정규직 직원 3200명이 소속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경쟁채용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지난 14일 낸 성명에서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보안, 시설관리, 설비수리, 안내, 청소, 운전 등 업무를 해왔다"며 "최소한의 자격검증만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충분한 직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인천공항 개항 이래 17년간 고용불안과 저임금으로 차별받아 왔다"며 "우리는 정규직 직원들과 갈등하고 싶지 않으며, 아름다운 연대가 인천공항에서 실현되길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두 노조간 갈등이 가시화하면서 정규직 전환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를 풀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는 23일 오후 2시 공항청사 서관 1층 대강당에서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공청회에선 공사가 외부 기관에 맡긴 정규직 전환 컨설팅 용역 중간 결과도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한국능률협회컨설팅과 노동사회연구소는 공사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월부터 함께 컨설팅 연구에 착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