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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내년 1월 개장 예정인 제2여객터미널,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은 "지난 5월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한 직후 인천공항공사가 '연말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지만, 오히려 17개 업체 3700여명과 아웃소싱을 체결했다"며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선언 이후에도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건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6월1일 9개 업체(826명)와 계약(최초 계약 개시 시점 및 인원 기준)을 체결했다.
또, 고용노동부로부터 '외주화 계약 지양', '계약기간 만료시 한시적으로 연장' 등 협조요청(6월2일) 공문을 받은 후인 7월1일에도 8개 업체(2950명)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총 17개 업체 3700여명과 계약을 맺었다. 이는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포함한 1만명을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윤 의원의 주장이다.
윤 의원은 또 "인천공항공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협력사 채용을 중단했다'고 국토교통부에 허위·거짓 보고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7월24일 국토부에 정규직화 추진을 위한 '임시법인 설립'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정부(노동부) 방침에 따라 6월2일 이후 제2여객터미널 필요 인력 협력사 채용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엔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선언한 이후에도 계속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토부도 지난 7월25일 보낸 회신 공문에서 '인천공항공사는 노동부 지침 등에 의거해 협력사 신규인력 채용을 중단 중'이라고 재확인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T2) 보안업무를 위해 A업체(계약인원 495명)와 올해 7월1일부터 오는 2020년 6월30일까지 3년간 계약을 체결했다.
윤 의원은 "인천공항공사의 행태는 정부의 방침은 물론 정규직 전환을 염원하는 공사 직원과 전국민을 기만한 대국민 사기행위"라며 "정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보여주기식' 정치쇼를 중단하고, 국민과 국회 앞에 정규직 전환 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정규직 전환 방식·시기 도출을 위해 발주한 연구용역도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7월 한국능률협회와 7억원 규모의 '좋은 일자리 창출전략 및 실행방안 수립 용역'을 체결했다.
문제는 인천공항공사가 '연내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상황에서 연구용역 결과는 내년 1월 중순에 나온다는 점이다.
윤 의원은 "7억원을 준 전문 연구기관의 연구용역 결과조차 반영하지 못한 정규직 전환 방침을 즉각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인천공항공사의 탈법적 파견근로자 사용을 지적했다. 안규백 의원은 "인천공항공사는 일부 임원의 운전원을 2013년 10월부터 현재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파견 받아 사용해 왔다"며 "이 기간 3개 업체로부터 임원당 4~5명의 직원을 각 6개월에서 23개월로 쪼개 계약을 하면서 파견법의 제한을 피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선 파견대상업무를 제한적·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최대 기간을 2년으로 한정하되 대상업무와 기간을 위반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사용사업주에겐 직접 고용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IMF 외환위기라는 법 제정 당시 노동시장 유연화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면서도,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파견근로자들의 고용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다.
안 의원은 "운전원 등의 업종은 비록 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국민경제발전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인천공항공사가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음에도 무분별하게 파견근로자를 활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사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아 상시 사용하는 업무에 있는 근로자를 가볍게 생각하고, 쉽게 파견을 받았다 말았다 하는 식으로 다루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선 인천공항공사 용역업체가 정규직 전환을 틈타 친인척과 지인을 대거 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비정규직 1만명을 연내 정규직화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800억원대 6건의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용역업체는 4차례에 걸쳐 1012명을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의 친인척과 지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앞으로 정규직 전환 검토 대상이 된다.
최 의원은 "용역업체 채용방식은 공정한 심사가 없는 서류·면접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감독할 권한이 없다. 계약만 체결하지 채용엔 개입을 못한다'는 말만 되풀이 하면서 뚜렷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용역업체의 친인척 채용비리를 방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향후 인천공항공사가 충원된 인력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공정한 채용을 위해 용역업체의 감시·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초 개장 예정인 인천공항 T2에 적용된 수하물처리시스템(BHS)을 운영할 담당 직원 채용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 문제로 지연되면서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에 따르면, T2에 적용중인 BHS는 특성상 장애가 발생할 경우 복구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인천공항과 비슷한 규모의 해외 공항에서도 담당요원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개항을 상당기한 연기하는 등 BHS는 공항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한 축이다.
실제 미국 덴버공항과 홍콩공항에선 수하물처리 시스템 문제로 수개월에서 최대 1년 이상 개장이 연기됐다. 영국에선 2만5000개의 수하물이 늦게 도착하거나 분실되는 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박완수 의원는 "정부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2월9일~25일) 전 T2를 개항한다는 계획이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 등으로 T2의 BHS를 운영할 담당자 채용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정원 320명중 80여명이 아직 채워지지 않고 있다"며 "이미 채용된 239명도 모두 신규채용으로 해당 업무에 대한 이해도와 능숙도에 한계가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