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AFTA 협상서 멕시코 등 3국 비중 '85%'에 미국산 50% 주장"중국, 한국 등 3국 통해 조립 수출… 무관세 막아라"한미FTA '부품조달 조항 신설시', 무관세 혜택 받으려면 수입 사용해야"
  • ▲ 자료사진. ⓒ현대기아차
    ▲ 자료사진. ⓒ현대기아차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다가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미국산 부품을 더 사용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협상에서 미국이 이같은 조항을 밀어붙이고 있어 자동차 업계의 피해가 우려된다.

    19일 재계 및 정치계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자동차 업체가 미국 내에서 자동차 부품을 조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다음으로 자동차 부품을 미국에 많이 수출하고 있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으며,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미국산 부품을 사용해야한다는 조건은 없다.

    통상 자유무역협정에는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완제품의 구성품 일부를 협정국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역내가치포함비율' 규정을 두고 있지만, 특정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요구는 없다. 때문에 NAFTA에도 이런 조항은 없다. 다만 미국은 NAFTA 개정협상에서 이런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멕시코 또는 캐나다에서 완성된 자동차를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부품의 62.5%가 이들 3개국에서 생산돼야 한다. 이는 중국이나 한국 등 NAFTA 협정국이 아닌 제3국에서 만든 부품을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조립만 해 무관세로 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이다.

    그러나 미국은 해당 비중을 85%로 늘리고, 자동차 부품의 50%를 미국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산 부품 비중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대차가 미국에 수출하는 엑센트·제네시스 G80·제네시스 쿠페·아이오닉·투싼 등의 미국산 부품 비중이 0~3%밖에 안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싼타페 스포츠(51%), 쏘나타(46%), 엘란트라(26~31%) 등 미국 공장에서 만드는 모델은 상당 부분이 미국 부품이 탑재되는 상태다.

    기아차도 미국 공장에서 만드는 옵티마(75~83%), 쏘렌토(45~51%)는 비국 부품 비중이 높지만, 쏘울·스포티지·포르테 등 국내에서 수출하는 모델은 미국 부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때문에 한미FTA 개정에서 미국산 부품 조달 조항이 신설되면 현대·기아차는 관세를 내거나 무관세를 위해 미국산 부품을 수입해 사용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독일 다임러가 미국 부품 비중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할 때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같은 조항이 만들어질 경우 현대·기아차는 물론 국내 부품업체들 상당수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