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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KTB투자증권 내 경영권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23일 검찰과 업계 등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로부터 사무실 압수수색을 받았다. 권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혐의 수사의 일환이다.
검찰에 따르면 권 회장은 개인소장용 미술품을 구매하는 데 소요된 비용을 회사 경비로 처리한데다가 회사 출장에 가족을 동반하는 등의 수법으로 6~7억원의 비용을 사적 용도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권 회장은 같은 혐의로 이달 초 검찰 소환 조사를 받기도 했다.
권 회장을 둘러싼 사건사고는 최근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개인적으로 출자해 설립한 ‘통 그룹’의 계열사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올 8월 뒤늦게 보도되면서 ‘갑질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권 회장은 이후 해당 직원에게 사과하고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잇따르는 사건사고로 권 회장의 회사 내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KTB투자증권은 권 회장을 비롯해 이병철 부회장, 최석종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7월 취임하면서 ‘각자대표 이사’를 맡고 있는 3각 경영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권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향후 혐의가 인정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까지 생기면서 경영권의 중심이 이 부회장으로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실제 권 회장이 이런저런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동안 이 부회장은 차곡차곡 회사 내 입지를 강화해 왔다.
지난해 3월 지분 5%를 넘긴 이 부회장은 이후 수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는 14%의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 있다. 최대주주는 20.22%를 보유한 권 회장이다.
지분뿐만이 아니다. 부회장 취임 후 이 부회장은 부동산 투자라는 주특기를 살려 중소형사인 대체투자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 등 KTB투자증권의 정체성을 확보했다는 평을 안팎에서 받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8월 900억원대의 항공기 투자 계약을 성공시켰으며 해외 부동산 투자도 꾸준히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부동산 투자회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다올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 후 KTB투자증권에 합류했다. 취임 후 여러 건의 대체투자 성사 건도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이 부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로서 경쟁사들 사이에서 노선을 잡지 못하던 KTB투자증권이 이 부회장 취임 이후 대체투자 집중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회사 내에서도 그간 침체됐던 분위기를 크게 호전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