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날짜 및 이 부회장 전화번호 기재 시기 기존 진술과 달라변호인단 "검찰측 자료 보고 추측성 진술 한 건 아닌지 의문스러워"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중인 가운데 1차 독대 시점을 두고 특검과 삼성측 변호인단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주요 증인으로 출석한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은 재판 내내 오락가락 증언과 검찰에서 제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진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며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대가성 관계 입증을 자신했던 특검측 주장과 달리 항소심 기간 동안 이어진 신빙성 논란은 오히려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오전 서울고등법원(정형식 부장판사) 형사 13부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14공판에는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출석했다. 

안봉근 전 비서관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안 전 비서관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영부인을 담당하는 부서인 제2부속실의 책임자로 근무하다 이후에는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안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공식 수행업무 등을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은 안 전 비서관의 증언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1차 독대' 시점을 밝히는데 주력했다. 

1심은 2014년 9월 15일, 2015년 7월 25일, 2016년 2월 15일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독대가 이뤄졌다고 인정했다. 

특검은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이전인 9월 12일을 첫 독대 시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11차 공판에서도 안 전 비서관의 휴대폰에 저장된 이 부회장 번호를 증거로 들며 이 시점부터 승마지원 등 대가성 관계가 형성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안 전 비서관은 이날 재판의 주요 쟁점인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면담 날짜를 비롯해 전화번호 기재 시기 및 경로 등에서 애매모호한 답변만 늘어놨다.

또한 김건훈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작성한 '대기업 등 주요 논의 일지'와 비교해서는 일치하지 않은 증언이 나오거나 '기억이 안난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의 첫 독대 시점에 대해서 하반기라고 명시할 뿐 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지난 2014년 9월 11일 안종범 휴대폰으로 전송된 삼성의 파일을 들어 12일을 유력한 1차 독대 시점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안 전 비서관은 "정확한 시기는 기억하지 못한다"며 "기억하는 건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가 15일도 있었고 다른 날도 있었다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내 12일과 15일 양일간 이 부회장을 본적 있냐는 변호인단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센터 개소식에서 보는데 이전에 추진여부를 물어볼 필요가 없는 것이 이치상으로 맞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휴대폰에 저장된 이 부회장 휴대폰 번호와 관련해서는 검찰 조사에서 알게됐다고 진술했다. 또한 명함에 폰이 기재돼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못했다.

안 전 비서관은 "이 부회장 번호인지는 확인 안했고 명함으로 입력을 안했다면 이 부회장이 (직접)말해줬어야 하는데 그런적은 없다"며 "이전에도 이 부회장을 본건 맞지만 정식으로 인사를 한 적이 없어 명함을 주고받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 부회장 번호 저장과 명함만으로 독대를 추측한거 아니냐고 변호인단이 강하게 따져 묻자 "이 번호가 이 부회장 번호인지는 몰랐는데 조사받는 가운데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독대 당시 연락처가 기재된 명함을 받고 휴대폰에 저장했다는 기존 진술과 다른 증언이다.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 명함에는 휴대폰 번호가 기재돼 있지 않다"며 "검찰에서 김건훈 일지 및 휴대폰 번호를 보여주고 추측성 진술을 한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안 전 비서관은 "자료 제시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시기만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김건훈 문건 등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