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대내외 압박' 불구 신성장 동력 발굴 공격 투자 사라져"통상압박에 정부까지… 불확실성 극복 대비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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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뉴데일리DB


    재계 1위 삼성의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의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부정적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 300조원을 기록한 삼성그룹(국내 60개 계열사)은 올해 330조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전체예산의 80%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230조원, 영업이익 55조원이 유력하다.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들의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운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10배 가까운 성장이 점쳐진다.

    삼성은 올해 다양한 위기를 맞았다. 보호무역주의로 대표되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박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까지 다채로웠다. 최근에는 공정위가 '합병 관련 신규 순환 출자 금지 제도 법 집행 가이드라인'을 변경하면서 5000억원 이상의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해야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삼성물산 주식 처분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가장 큰 위협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지주사 전환, 이사회 강화 등 중요한 사업재편은 멈춰버린 상태다. 특히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중단되면서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장담할 수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구속과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해체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가 다가오면서 대내외 압박은 거세질 수 있다. 

    전망은 우려를 넘어 경고음으로 변하는 분위기다. 위기설 대부분이 삼성전자로 집중되지만 그룹 전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 핵심사업의 경쟁력 약화가 주된 이유다. 해당사업들은 삼성전자 실적의 70% 이상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가시화되면서 20%로 높아진 수익성은 내년 10% 초중반으로 급락할 수 있다. 

    외국 기업과 정부의 노골적인 통상압박도 중요한 원인이다. 세탁기로 시작된 미국 정부의 압박은 생활가전을 넘어 반도체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최대시장인 중국 역시 반도체,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면서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내부 상황은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기업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달라지면서 반기업정서는 확산되고 있다. 법인세 인상, 스튜어드십 코드 등 다양한 변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재계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의 이사회와 삼성전자의 '사업지원TF'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해당 부서들이 콘트롤타워 역할을 대신하면서 총수 자리를 메울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내년도 경영전략으로 '원 삼성'를 앞세우면서 삼성그룹의 경영철학은 경영 안정화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위험은 총수 부재에 따른 미래먹거리 발굴과 경영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세대교체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역부족해 보인다. 2018년도는 어느 때보다 경영 안정화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