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범위 탄력적… 원종계·종계, 멸종위기종 1순위2가지 계통형 총 5종 백신주 확보
  • ▲ AI 바이러스 유전자 설명.ⓒ연합뉴스
    ▲ AI 바이러스 유전자 설명.ⓒ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국 확산 등 긴급상황에 대비하고자 AI 항원뱅크를 비축하고 긴급 접종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28일 밝혔다.

    항원뱅크는 2가지 계통형 총 5종의 백신주를 항원 형태로 비축한다. 백신주별로 500만 마리를 2회 접종할 물량을 확보한다. 효능은 생존율 80% 이상이다.

    접종 범위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한다. 가금은 원종계·종계(씨닭), 특수조류는 멸종위기종이 1순위 접종 대상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사상 최대 피해가 발생하면서 일부 생산자와 동물보호단체 등의 AI 백신 접종 요구가 있었다고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4~6월 관계부처와 산업계, 보건·의료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AI 백신대응 민관합동 기획반(TF)을 구성해 검토를 벌였다.

    TF는 AI 바이러스 인체감염 가능성이 증가하고 오리 접종 효과가 낮은 데다 단기간 사육하는 육계 등을 고려할 때 상시 백신 접종은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긴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항원뱅크를 비축하고 접종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항원뱅크는 국내나 주변국에서 유행하는 H5형 바이러스 2가지 계통형 총 5종을 백신후보주로 골라 항원 형태로 비축한다. 항원으로 병원성을 제거한 사독백신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비축 물량은 백신주별로 500만 마리를 2회 접종할 정도다. 시·군 평균 사육 마리와 AI 반복 발생지역 17곳을 고려했다. 소요예산은 25억원이다.

    효능은 국제기준대로 생존율(최소 폐사방어율) 80% 이상이 기준이다.

    백신 접종 시기는 AI 바이러스 병원성, 유입 시기, 발생지역 여건 등 변수가 많아 따로 정하기 어렵다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도 구체적인 접종 시기를 정하고 있지 않다.

    농식품부는 전국 확산이 우려되고 살처분·이동제한 등으로 효과적인 통제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 긴급 접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종계 등 가금산업 보호, 희귀 조류 보존, 인체감염 위험성 등도 고려 사항이다.

    접종은 가축방역심의회를 거쳐 농식품부 장관이 관계 부처와 협의한 후 결정한다.

    백신은 신속한 통제를 위해 발생지 인접 시·군에 접종하는 링백신(Ring Vaccination)과 방역수준 등을 고려해 특정 조류·구역·농장을 대상으로 하는 표적백신(Targeted Vaccination)을 병행한다.

    접종 범위는 발생지역 사육 품종과 규모, 바이러스 특성·유입 시기, 백신비축량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한다. 상황에 따라 △발생지 주변 0.5~10㎞ △시·군 △시·도로 범위를 설정한다.

    접종 대상은 유전적으로 보존가치 있는 가금류를 우선으로 한다. 사육 기간이 짧은 육계·육용오리는 제외한다.

    가금류는 순계·원종계·종계가 1순위, 산란계, 토종닭, 메추리·씨오리 순이다. 특수조류는 멸종위기종이 1순위, 희귀종, 동물원 조류 순이다.

    접종은 미국처럼 마지막 발생농장에서 방역조치가 끝난 후 최소 42일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중단한다. 이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정한 AI 최대 잠복기의 2배에 해당한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 후에는 조류 종류, 접종 범위, 접종 후 감염 여부 등을 살피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조속히 AI 항원뱅크 비축을 마치고 세부 접종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새로운 유형의 AI 발생에 대비해 진단기술과 오리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백신 등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