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업권 단수 지정에서 복수 선정 전환 가능성↑우리은행 수성 목표 속 국민‧신한銀 탈환 의지 ‘활활’
  • ▲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뉴데일리
    ▲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뉴데일리

    주요 은행장의 첫 평가무대가 정해졌다. 바로 예산 32조원에 달하는 서울시금고 유치전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시금고 운영을 맡게 될 은행 선정을 앞두고 있다.

    금고선정을 위한 고시는 이 달말 공고하고 설명회는 2월, 사업자 선정은 3월로 예정된다.

    평가항목 및 기준은 이전을 감안하면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30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시민 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4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 협력사업(10점) 등이다.

    현재까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103년이란 시간 동안 서울시금고지기를 맡아 왔다는 경력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현재까지 서울시와 함께 하고 있는 협력사업도 다양하다.

    영업점 객장 내 서울시정 홍보물을 배치하고 있으며 해외영업점도 서울을 알리는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또 우리은행은 서울시 ‘청년세대 주거안정’을 위한 2030청년 주택사업도 참여 중이며 서울시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사업에도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친환경 도시건설에 동참하기 위해 본점 내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고 충전소 설치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서울시가 금고지기로 복수의 은행을 선정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은행 입장으로선 불안요소다.

    17개 광역지자체 중 서울시를 제외한 모든 곳이 일반회계를 담당하는 1금고와 특별회계, 기금을 맡는 2금고를 따로 나눠 운영 중이다.

    서울시의회 역시 2013년 복수금고 도입을 골자로 한 조례를 개정했지만 2014년 우리은행이 단독으로 금고사업자를 따낸 바 있다.

    따라서 올해는 서울시가 1, 2금고로 나눠 사업자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높자 시중은행장의 의욕도 높아지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서울시금고 사업자로 선정되는 건 무한한 영광이다. 공고 내용을 확인해야겠지만 복수입찰이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윤종규 행장 시절 신한은행이 철옹성처럼 지켰던 나라사랑카드, 경찰공무원 등 굵직한 기관영업 사업권을 따내며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인천공항 제2청사 입점에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이번 서울시금고 유치전은 전적으로 허인 은행장의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평가 무대다.

    신한은행 위성호 은행장도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서울시금고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용산구청 금고만 신한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나머지 구청의 금고사업권은 우리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즉, 신한은행은 용산구청 금고를 운영하면서 전산시스템 운영 및 예산 지원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의 예산도 수십조원에 달하지만 시금고를 따내면 시와 구, 전산시스템 연결 때문에 구금고 사업권까지 따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손태승 우리은행장 입장에선 수성을 목표로, 경쟁은행의 수장들은 탈환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서울시 외 금고사업이 만료된 곳은 인천시, 세종시, 전북도, 제주시 등이다.

    이밖에도 예탁결제원 교환대행업무, 대한적십자사 통입기금조성 및 운영업무, 한국전력거래소(주거래), 한국수력원자력(주거래), 창업진흥원(주거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주거래), 한국산업인력공단(주거래) 등 굵직한 기관영업 쟁탈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