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실적 주춤하면서 주가도 최근 하락세호텔롯데, 사드 보복 여파로 실적 회복 시간 더 필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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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대기업들이 지주사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실적 회복과 오너 이슈 등으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돼 향후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이 사업별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3세 경영을 본격화한 조현준 회장의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본격화했다. 

효성은 지난 3일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하고 ㈜효성을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겠다고 밝혔다. ㈜효성은 투자를 담당할 존속법인인 지주회사로 남고,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분할된다. 

효성이 채택한 인적 분할 방식은 회사 주주들이 기존 지분율대로 신설회사 주식을 나눠갖는 방식이다. 경영 효율성 제고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를 개선해 오너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인적분할 시 의결권이 없던 자사주를 신주와 교환함으로써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현재 효성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37.48%다. 조 회장이 13.27%, 동생 조현상 사장이 12.21%, 부친 조석래 회장이 10.18%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도 지난 2일 롯데지알에스, 대홍기획,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한국후지필름,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계열사를 인적분할하고 투자부문을 롯데지주가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4월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해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지주사 전환은 예상과 달리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지주사 전환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부별 기업가치 재평가가 예상되지만 실적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효성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했음에도 주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효성은 최근 2,3분기 연속으로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주가도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효성 주가는 전일 대비 0.7% 상승한 14만3000원에 장을 마쳤지만,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동안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도 실적 악화로 지주사 전환 체제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실적이 줄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해 투자자들로부터 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태다. 롯데 입장에서는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작업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이 지난 3일 대한상의 주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호텔롯데를 빨리 상장하고 싶지만, 실적 회복이 먼저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호텔롯데의 경우 상장에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직 사드 리스크가 남아있기 때문에 롯데 실적을 정상화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 "사실상 지주사 체제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올해 상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내년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과제도 남아있다. 롯데와 효성은 각각 총수가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거나 재판 중에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아버지인 조석래 老회장과 함께 탈세와 횡령 혐의로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도 조 회장의 비리 혐의에 이어 배임 혐의까지 들여다보며 수사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경영비리' 관련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한 차례 위기는 넘겼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오는 26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1심 선고가 예정돼 있고, '경영비리' 항소심 결과도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을 위한 것으로, 오너 이슈와는 별개로 진행돼 온 사안"이라면서도 "검찰 수사와 재판 관련 사안들로 인해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