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최종 후보군에 김정태·최범수·김한조 낙점김정태 현 회장 연임 유력 속 최범수 다크호스 부상
  • ▲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범수 KCB 대표이사,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 각사.
    ▲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범수 KCB 대표이사,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 각사.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후보자 선정을 앞두고 금융권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최범수 후보(KCB 대표)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면서 막판까지 팽팽한 경쟁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6일 오후 늦게 차기 회장에 도전할 최종후보군(Short List)에 김정태 회장과 최범수 KCB 대표이사,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오는 22일 최종 후보군 3명의 프리젠테이션(PT)과 심층 면접, 질의응답을 거쳐 차기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정한다.

장고 끝에 베일을 벗은 최종 후보군을 살펴보면 회추위 멤버들이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김정태 현 회장이 재연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숏리스트 내 현직 임원들을 포함할 경우 포기할 가능성이 큰 만큼, 내부인사는 최대한 배제하고 무게감 있는 외부 인사들을 선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셀프연임, 제왕적 권위 논란으로 금융당국을 비롯해 업계의 관심이 하나금융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쏠려있다 보니, 최대한 유효경쟁 구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로 인해 재연임이 유력했던 김정태 회장의 행보 역시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최종 후보군에 내부 인사 대신 최범수, 김한조 등 외부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범수 후보를 떠오르는 다크호스로 주목하고 있다. 

최 후보는 과거 외환위기 당시 금감위에서 이헌재 사단 핵심 역할을 하며 금융회사 구조조정화 합병을 위한 업무를 추진한 바 있다. 

특히 외환위기 때 상업·한일은행 합병과 제일은행 매각, 동화은행 등 부실은행 퇴출 작업을 준비했고 이헌재 전 금감위원장과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실무자로서의 감각을 뽐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은행 전략기획담당 부행장, 신한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금융인의 역량을 다졌다. 

특히 내부인사로 임원 자리를 채우며 순혈주의 문화가 강했던 신한금융도 지난 2007년 처음 외부출신인 최범수 부사장을 영입하고, 지주 전체 미래 전략을 담당하는 임무를 맡기기도 했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실력이 충분히 입증된 인물인 만큼 업계에서도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도전하기에 무리가 없는 후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다른 후보인 김한조 후보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1982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지난 2014년 외환은행장을 지낸 '정통 외환맨'으로 옛 외환은행 직원들의 내부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태 회장의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최근 금융당국과 마찰이 크다 보니 회추위 위원들 역시 차기 회장 선출에 있어 의견이 엇갈릴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재연임에 성공한다 할지라도 금융당국과 갈등이 계속되면 하나금융의 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 회추위가 최종 후보군에 외부 인사 비중을 높이면서 유효 경쟁 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들이 들러리 일지, 주인공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도전할 만한 이들이 후보로 낙점된 만큼 막판까지 팽팽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