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주식, 매입가 1/3 수준 폭락 1조 이상 손실 '헐값 매각'은 불가피



대우건설 본입찰을 앞두고 시장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대우건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매각 가격 기준선을 아직 명확하게 하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매각이 연기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 측은 "본입찰은 예정대로 19일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날 매각추진위원회를 소집해 내부적으로 본입찰 최저 기준선을 결정했다. 투자은행 업계는 매각 기준가는 1조5천억원 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 대우건설 주식, 매입가의 1/3 수준으로 폭락 

산업은행은 지난해만해도 대우건설 매각으로 2조원을 거머쥘 것으로 기대했다. 

산은은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주당 평균 15000원선에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당시에 비해 주가가 떨어졌으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2조원은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올들어 주가가 매입가 기준 1/3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1조원이상의 손해를 감수해도 2조원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는 17일 오후 기준 5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헐값매각 논란으로 번질 소지가 있는 대목이다. 


◇ '분할매각' 호반건설 VS. '중국계' 엘리언

대우건설 본입찰 후보군으로는 호반건설과 중국계 엘리언홀딩스로 압축된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산은 입장에서는 만족할 만한 제안을 내놓지 않을 전망이다. 

엘리언홀딩스에 대해서는 국내에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사막 개발을 하는 회사로 세부적인 사업내역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엘리언 홀딩스가 전략적투자자로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를 끌어들일 것이란 시각도 있다. 

산은 입장에서는 중국계 기업이라는 게 부담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중국계 더블스타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결과적으로 매각이 최종적으로 실패하면서 금호타이어는 올 한해 구조조정을 거쳐 또다시 매각 절차에 나서는 처지가 됐다.  

만일 엘리언홀딩스가 호반건설보다 더 높은 매각가를 써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경우, 대우건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현금성 자산만 1조5천억 보유한 호반건설은 '분할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중에 40%만 먼저 인수한 뒤 나머지 지분은 차후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이 초기 인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방안을 할 것이란 뜻이다. 



  • 이에 산업은행 측은 "본입찰이 들어오면 검토를 하게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산은 입장에서는 금호타이어, 대우조선해양 등 정상화 및 매각 작업이 수북하게 쌓인 상황에서 분할 매각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 상황에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기는 어려워진 만큼 기회가 있을 때 새로운 주인에게 대우건설을 넘기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IB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이번 딜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높다면 누군가의 조건은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헐값 매각은 예상했던 내용이기 때문에 충격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