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 비중 급증 … SK하이닉스 의존도 탈피데이터센터용 SSD 수요 폭증 … 대형 계약 잇따라4개월 연속 대형 계약 … 내년 사상 최대 매출 기대
  • ▲ 파두 사옥 전경ⓒ파두
    ▲ 파두 사옥 전경ⓒ파두
    데이터센터 반도체 기업 파두가 글로벌 고객 다변화 성과를 본격적으로 거두면서 체질 개선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내내 적자 폭을 줄이며 실적 안정화 흐름을 이어온 가운데 내년에는 사상 최대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파두의 주요 고객사 매출은 전분기 32억원에서 334억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 고객이 고성능 낸드플래시 기반 eSSD를 제조하는 샌디스크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 파두의 미국 매출은 29억원에서 98억원으로 늘었고, 아시아 매출도 55억원에서 458억원으로 급증했다. 현재 세계 5대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 업체인 샌디스크는 키옥시아와 손잡고 일본 전역에서 칩을 생산하고 있다.

    샌디스크는 메타와 엔비디아 블랙웰 등 주요 AI 데이터센터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샌디스크는 고성능 낸드플래시 기반 eSSD를 납품하고, 파두는 이 중 SSD의 컨트롤러를 공급하는 형태다.

    AI 산업 급성장으로 낸드와 SSD 부품 수요가 동시에 폭증하면서 파두의 대형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파두는 해외 낸드 제조사와 123억원 규모의 SSD 컨트롤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10월 이후 4회 연속 100억~200억원대 대형 수주에 성공하며 최근 35일간 수주액만 616억원에 달한다.

    낸드 가격 상승도 긍정적 요인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28Gb 범용 낸드의 11월 고정거래가는 5.19달러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었던 2018년 최고가(5.27달러)에 근접했다. 업계는 낸드 업체들의 발주량 증가가 SSD 컨트롤러·완제품 수요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 파두 매출은 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11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0억원 축소됐다. 누적 매출은 68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SSD 수요 급증으로 2026년 기업용 SSD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AI용 낸드 시장이 2029년 전체 시장 가치의 34%를 차지하며 TAM(총 유효시장·Total Addressable Market)이 290억 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파두는 최근 대형 서버 고객사와 하이퍼스케일 CSP(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새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8~11월 사이에만 146억원·105억원·201억원·215억원 등 4개월 연속 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수주 확대에 성공했다.

    업계는 내년 파두의 연간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확장과 고객 다변화 성과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파두가 미국·일본·대만 등 글로벌 낸드플래시 생태계로 빠르게 확장했다"며 "특히 샌디스크 비중 확대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