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우건설 매각, 계획대로 진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구조조정 시험대에 올랐다. 

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데다가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 초 두 회사의 운명이 결정되기까지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 대우건설 입찰 연기설… 산은 "계획대로 진행" 

산업은행은 26일 "대우건설 매각 절차는 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매각과 관련해 아직까지 어떠한 사항도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주가 하락에 따른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내년 1월로 예정된 본입찰을 주가 회복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이를 전면 부인한 셈이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대우건설 주가는 5880원 선이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에 △2010년 1조원(주당 1만1123원) △2011년 2조1785억원(주당 1만8000원) 등 총 3조1785억원을 투입해 지분 50.75%를 인수했다. 1주당 평균 취득가액은 약 1만5000원이다.

  •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구조조정 시험대에 올랐다. ⓒ 뉴데일리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구조조정 시험대에 올랐다. ⓒ 뉴데일리


  • 애초 산은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2조원 이상의 흥행을 기대했으나 주가 하락으로 1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되는 구조가 됐다. 

    현재 대우건설 매각은 2파전으로 흐르고 있다.중국의 엘리언홀딩스와 우리나라의 호반건설이다. 두 업체 모두 산은 매각 희망가로 1조원대를 적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대우건설 주가가 추가로 떨어질 경우, 내년 본입찰가 역시 규모가 쪼그라들 공산이 크다.   


    ◇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지연… 부작용 커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환경은 더 좋지 못하다. 

    구조조정이 차일피일 지연되면서 생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시간이 지체되면서 채권단과 회사, 노조 간의 갈등이 더 깊어진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애초 산은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달 실사를 바탕으로 금호타이어의 청산과 존속을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정상화 방안은 내년초로 미뤄졌다. 회계법인 실사보고서 역시 내년 1월에 발표하기로 했다. 

    동시에 산은과 채권단은 오는 28일 만기인 금호타이어 채권 1조9000억원에 대한 유예기간을 내달 28일까지 1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산은은 "채권단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금호타이어를 경쟁력 있는 회사로 회생시키고 지역경제와 고용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달의 유예기간을 안긴데는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갈등이 격화일로에 다달은 측면이 크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사측의 경영정상화 자구안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자구안에는 연간 임금 총액의 30%에 달하는 958억원을 삭감하는 방안이 담겼다. 

    노사 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 P플랜(초단기 법정관리) 가능성도 나오고 있으나 산은과 채권단 모두 부담스러운 내용이다. 

    채권은행은 금호타이어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해 충당금을 20%가량 쌓았으나 P플랜으로 갈 경우, 충담금 부담이 최대 70%까지 오를 수 있어 부담이 커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지연에 따라 당장 앞날이 불투명한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겠느냐"면서 "살릴 기업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