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업익 전년比 11.9% 하락하는 동안 이노션은 2.8% 감소에 그쳐중국 제외한 해외 전 지역에서 고른 성장 달성
  • ▲ 이노션 CI ⓒ이노션
    ▲ 이노션 CI ⓒ이노션


    이노션 월드와이드(이하 이노션)가 지난해 모회사인 현대차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노션은 지난해 매출액 1조1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 매출총이익 3932억원으로 3.1% 증가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967억원, 당기순이익 75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 3.0% 감소했지만, 모회사인 현대차가 7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데 비하면 비교적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9% 떨어진 4조5747억원을 기록하면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4조원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6조37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4조546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급감했다.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노조 파업 등 악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노션의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 50.5%, 2015년 53.1%, 2016년 58.4% 순으로 높아졌다. 절반 이상의 광고물량을 현대차그룹에 의존해온 것이다. 때문에 지난 25일 현대차의 부진한 실적이 공개되면서 이노션 실적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이노션은 지난해 중국 사드 영향, 국내 지상파 방송사 파업 등 어려운 업황과 모회사 실적 부진이 겹친 데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해외 전 지역에서 고른 성장을 달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노션의 지역별 지난해 매출총이익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의 매출총이익은 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감소했다. 반면 미주 1796억원, 유럽 481억원으로 각각 8.7%, 2.3% 증가했다. 신흥시장은 302억원으로 14.1% 성장했다.

    특히 이노션은 세계 최대 광고 시장인 북미 공략에 공들이고 있다. 이노션이 지난 2015년 8월 설립한 ‘캔버스 월드와이드’는 미국 미디어 시장에서 전통 매체와 디지털 매체를 통합 대행하며 현대·기아차, 제네시스 뿐 아니라 안나푸르나(Annapurna Pictures) 등 다수의 현지 비계열 광고주를 개발했다.

    지난 달에는 데이비드&골리앗(D&G)을 인수해 미국 사업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이로써 이노션은 통합마케팅솔루션 역량을 보유해 북미 시장에서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디지털, BTL(Below The Line)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를 필두로 완연한 경기회복을 보이는 신흥시장에서 성공적 신차 대행을 통해 성장한 것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노션은 해외법인을 통해 지난해 신규 비계열사 광고주 33곳 이상을 개발했다. 그러나 해외에서의 계열사 물량 비중은 매출총이익 중 94%로 여전히 현대차그룹 계열사 의존도가 높다. 신규 비계열사 광고주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공언에 비해 다소 미진한 결과다.

    이노션 관계자는 "신규 비계열사 광고주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비계열사 광고물량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올해에도 저성장 기조 장기화,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확산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 예상되는 모회사와 달리, 이노션의 전망은 밝다. 평창 동계올림픽, 러시아월드컵, 슈퍼볼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대행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D&G 인수 효과가 1분기부터 반영되고, 미국 법인세 감세 인하에 따라 순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라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평창올림픽에 따른 광고 시장 성장과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 파업으로 인한 기저 효과 등이 올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6월 러시아 월드컵도 긍정적 이벤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D&G를 통해 북미 기아차 광고 내재화 및 비계열 광고주 확대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