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수출액 8년째 내리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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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세탁기 수출액이 지난 5년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수출 시장에서 선방하던 미국마저 세이프가드 조치로 난항이 예상되면서 하락세인 세탁기 수출의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낀 모양새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세탁기 수출액은 1억1천860만 달러로 전년(1억2천316만 달러)보다 456만 달러 감소했다.
세탁기 수출액은 2009년 3억9천240만 달러를 정점으로 8년째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출액은 2012년 2억959만 달러를 끝으로 2억 달러 선이 무너졌고 5년 뒤인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세탁기 수출 감소세는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뿐만 아니라 이란, 카타르, 인도네시아 등 중동·동남아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세탁기 수출액이 매년 감소 폭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세탁기 수출 1위 국가인 미국의 수출이 최근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세탁기의 미국 수출 규모는 2005년 1억1천917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을 거듭해 2015년 616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6년 2천340만 달러, 지난해 4천302만 달러 등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과거 수출 규모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한국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서 미국에 근근이 버텼던 세탁기 수출은 '설상가상'의 처지에 놓이게 됐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수입품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일종의 무역장벽이다.
미국 정부는 TRQ(저율관세할당)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선 20%,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정부와 업계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 공장 가동 지원,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당장 수출업체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는 세탁기 수출과 달리 수입액은 해외 공장이전, 저가 중국산 제품 등 영향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세탁기 수입액은 5천15만 달러를 기록, 전년(3천568만 달러)보다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