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약 7600억 손해 추정… 미국산 상품 대상 관세 부과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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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한국산 세탁기 반덤핑 관세 부과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반격에 나섰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문제를 제기해 미국의 통상 압박에 맞서겠다는 의지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세탁기가 미국의 반덤핑관세로 연간 7억1100만달러(약 7600억원) 가량이 손해를 보는 것으로 판단하고 해당 금액만큼 미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미국 세탁기 업체 월풀의 문제제기로 2011년 시작됐다.
당시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미 상무부는 반덤핑 관세 판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WTO가 'WTO 협정'을 들어 한국기업의 손을 들어주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월풀은 포기하지 않고 2013년 2월, 2015년 12월에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고, 우리 정부가 WTO에 제소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하지만 지난해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탁기 120만대에 대해 20%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물량에 대해 50% 관세를 매기는 저율관세할당(TRQ)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미국이 WTO의 권고를 무시한채 오히려 자국 세탁기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며 '세이프가드' 등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 정부가 미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은 WTO 승소를 바탕으로 한다. WTO는 2016년 9월 반덤핑관세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미국 정부에 반덤핑관세 조사 방식 시정 등을 권고한 바 있다.
보복 관세 신청은 오는 22일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미국이 금액 산정에 항의해 중재를 신청할 수 있어 승인은 늦춰질 수 있다.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생활가전 공장을 앞당겨 규제 피하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위치한 신규 가전 공장의 출하식 행사를 열고 공장 가동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공장에 2020년까지 3억8000만달러(약 4000억원)를 투자해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LG전자도 미국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세탁기 공장을 연내 완공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 1분기까지 2억5000만달러(약 2600억원)를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100만대 이상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