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한도 및 낮은 대출 금리로 '유혹'팩스·인터넷 등 대출 영업 금지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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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쉽게 볼 수 있는 대출 광고가 은행을 사칭한 불법 영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중은행보다 생소한 외국계은행 이름을 도용해 팩스나 SNS 등으로 급전이 필요한 금융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출모집인 영업은 대출모집인 등록제도 모범규준에 따라 규제하고 직접 대면을 통해서만 영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모집인들은 대출 영업을 하기 위해 은행연합회 등 8개 협회가 참여하는 금융업협회에 인적사항, 소속은행, 등록번호 등을 정식 등록해야 하고, 각 협회는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하지만 대출모집인 등록제도를 비웃듯 금융기관을 사칭해 고금리 대출을 유도하고 개인정보를 수집 및 유통하려는 불법 대부업체들이 늘어나는 실정이다.특히 SC제일은행은 2013년부터 대출모집법인과 계약을 해지한 뒤 대출 영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은행 로고 그대로 불법 대출에 이용되고 있었다.
씨티은행은 위촉계약(개인사업자)의 형태로 대출모집인을 운용하고 있지만 팩스, 인터넷, SNS 등을 통한 대출 영업은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이에 씨티은행은 지난해부터 사칭 불법 영업을 근절하고 금융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불법 대출 홍보 조직 검거에 기여한 경우 포상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SC제일은행도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하는 등 나름대로 조치하고 있지만 금융당국 차원에서의 제재 및 처벌은 어려운 실정이다.온·오프라인에서 단발성으로 대량의 문서나 스팸 문자를 발송하고 있고, 안내문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지속적으로 변경하면서 불법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대출모집인으로 등록한 개인들의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일종의 다단계처럼 불법 모집인들이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일일이 확인해서 조치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실제 안내문에 적혀있는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면 대출가능 안내 여부를 위해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직장인 유무, 연봉, 회사 소유주, 주민번호 앞번호, 거주지, 자차 유무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에 관한 것들이다.불법 대출모집인은 번호를 바꿔 전화 수신을 주는가 하면, 의료보험공단에 대출에 필요한 확인서를 팩스 요청하라는 것까지 안내했다.일반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불법 전단 광고지만 급전이 필요하거나 낮은 대출금리로 갈아타길 원하는 수요자들에겐 솔깃한 정보일 수밖에 없다.특히 SC제일은행을 사칭한 안내문에는 SC제일은행과 거래가 없고 기존 채무가 많아도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구와 함께 대부업,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대출 채무 통합도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소비자들은 직접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대출모집인을 대면하지도 않으면서 전화상으로 간단한 절차를 거쳐 하루 만에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도 충분히 끌릴 수 있다.이에 금감원은 대출모집인의 영업은 직접 대면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대출상담사 사진과 실제 얼굴을 대조해 본인여부를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불법 광고 영업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전방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불법 행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웹팩스 스팸 간편신고 서비스를 시작했다.한국인터넷진흥원 스팸대응팀 담당자는 "불법 광고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지만 대포 명의거나 단발성 형태가 많아서 금새 정보가 바뀌거나 사라진다"며 "인터넷상에서 팩스 문서를 송수신할 수 있는 웹팩스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스팸성 광고가 대량으로 유입됐다"고 말했다.이어 "그간 소비자들은 웹팩스로 스팸을 받고도 신고하기 번거로워 불편을 겪었고, 정부는 스팸 전송자에 대한 확인이 어려워 스팸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지난해말부터 시작한 웹팩스 스팸 간편신고 를 통해 소비자들의 불편이 많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출모집인은 금융회사와 대출모집 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대출 신청 상담, 신청서 접수 및 전달 등 금융회사가 위탁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출상담사 및 대출모집법인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