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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가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 위반으로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SK증권의 주식 처분이 당초 유예기간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케이프투자증권의 인수자금 조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자칫 승인 불가라는 결론이 날 경우 매각이 무산될 수 있어 SK그룹의 SK증권 매각은 막판까지 속을 태우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공정거래법상 유예기간 2년을 초과할때까지 SK증권 주식을 보유한 SK(주)에 대해 1년 내 주식처분 명령과 과징금 29억6100만원을 부과했다.
SK(주)는 SK그룹의 지주회사로,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SK증권의 지분 9.88%를 보유한 SK C&C는 기존 지주회사인 SK(주)를 흡수합병했다. 이후 상호를 SK(주)로 변경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이때가 2015년 8월 3일이다.
문제는 금산분리 원칙을 규정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SK(주)는 보유하던 SK증권의 지분 전량을 처분해야 한다. 지주사 전환 이후 2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므로 2017년 8월2일까지가 데드라인이다.
이에 따라 SK(주)는 SK증권의 공개 경쟁입찰을 실시했고, 케이프투자증권(케이프인베스트먼트)을 새주인으로 낙점했다. SK(주)는 케이프투자증권과 지난해 8월 11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케이프투자증권은 50여일 후인 9월 29일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발목이 잡혀 아직까지 최종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미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 시점도 데드라인을 넘어선 상태여서 공정위 제재는 어느 정도 예정됐던 수순이었다.
금융당국은 케이프투자증권의 인수자금 조달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SK증권을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 아닌 유동성공급자(LP)를 통해 자금을 동원하는 방식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같은 방식으로 LIG투자증권을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이같은 방식이 케이프에 대한 대주주 공여라고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케이프투자증권보다 자산규모가 작은 모회사 케이프가 레버리지를 일으켜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우려 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종 승인 불가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매각 무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재매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1년 안에 마무리 지어야 되기 때문에 SK(주) 입장에서는 향후 추가 제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SK(주) 관계자는 “공정위 제재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여부는 케이프투자증권이 해결해야 될 사항이어서 딱히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 측은 “이번 조치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하고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것에 대한 엄중한 제재”라며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2011년에도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인 상태로 4년의 유예기간을 초과해 출자회사인 SK네트웍스를 시정 조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