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최종판정 내릴 계획이었으나 돌연 연기美 "WTO 판정과는 무관하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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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유정용강관(OCTG)에 대한 반덤핑 최종판정을 5일 남겨두고 돌연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7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대한 반덤핑 최종판정을 60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당초 오는 12일 최종판정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특별시장상황(PMS)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결과 발표를 미뤘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공고를 통해 "상무부는 PMS나 반덤핑, 구성가격 등의 혐의에 대해 재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최대 46%에 반덤핑 관세를 결정했다. 이 판정은 연례재심 예비판정으로 2015년 9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수입된 제품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당시 국내 최대 수출업체인 넥스틸은 46.3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다. 이는 이전 관세인 29.76%에 비해 무려 17%P 높아진 수치다. 2위사인 세아제강 관세율도 6.66%로 소폭 상승했다. 현대제철 등 이외 국내 업체들에게는 19.68%의 관세가 부과됐다.

    업계는 미국 상무부가 최종판정을 미루게 된 데는 여러 요인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요율을 더 올리기 위해 시간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 상무부가 진행 중인 반덤핑 사례가 많기에 이번 판정을 미루게 됐다고도 보고 있다.

    다만 일부가 추정하는 WTO 승소에 따른 영향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해석이라며 경계했다. 철강 통상부문 한 전문가는 "현재 미국이 하는 행태를 보면 WTO 판정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며 "따라서 이번 조치가 WTO 승소 판정에 따른 것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WTO가 승소 판정을 내린 OCTG 반덤핑 건은 현재 진행 중인 연례재심 판정과는 별개"라며 "이 판정에 문제가 있다 생각하면 한국이 이번 건으로 다시 제소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분쟁해결기구(DSB) 회의에서 한국이 주요 쟁점에서 승소한 WTO 한미 유정용 강관 반덤핑 분쟁 결과가 최종 확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 상무부가  2014년 7월 현대제철과 넥스틸, 세아제강 등에 9.9%~15.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지난해 4월 연례 재심에서 덤핑률(관세)을 최고 29.8%로 올린 것에 대한 판정이다.

    정부는 이 판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해 WTO에 제소했고, WTO 분쟁해결 패널은 최종적으로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분쟁해결 패널은 지난해 11월 미국이 덤핑률을 산정하면서 한국 기업의 이윤율이 아닌 다국적 기업의 높은 이윤율을 적용해 덤핑률을 상향한 것이 WTO 협정에 위반된다고 판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는 통상적으로 최종판정을 내리기 전 2개월 정도 판정을 연기한다"면서 "이번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WTO 승소 결과가 이번 OCTG 최종판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며 "미국이 워낙 강경한 입장이라 최종판정에서 관세율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