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증권업계 브로커리지 중심 수익구조 탈피발행어음 인가 유일하게 받아 업계 선점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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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투자증권(사장 유상호)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업계 단독으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고 사업을 개시한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잠정실적 기준 당기순이익 524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1.5%(2877억원)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해 연결 순이익과 자기자본을 연환산해 산출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2%를 기록, 글로벌 IB들의 평균 수치인 10% 수준보다도 높았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호조 등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여 위탁매매 부문, 자산관리(AM), IB, 자산운용 등 전 부문이 고른 성과를 거뒀다”며 “특히 리테일 부문 내 자산관리 영업수익이 처음으로 주식중개 수익을 초과하면서 ‘리테일 패러다임 변화’에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강조했다.

    또 “자산관리와 중개수익의 정확한 규모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처음으로 두 분야의 규모 순서가 바뀌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특정한 상품이 많이 팔렸다기보단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여러 상품을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인가받아 사업을 개시한 발행어음도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으나 중요한 호재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고 그달 27일 판매를 개시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1년 만기 어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IB 부문의 중요 사업이다. 현재는 초대형IB 대상 증권사에만 허가된다.

    발행어음의 이율은 2.3%로 이틀 만에 5000억원의 자금조달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초 유상호 사장은 지난해 말까지 1조원의 자금을 모집하겠다고 목표치를 밝혔다.

    이후 경쟁 증권사들이 속속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당국이 심사를 보류하거나 지연, 자진철회하면서 현재까지도 한국투자증권만이 유일한 발행어음 판매사 자리를 유지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이 실적에 바로 기여하는 부분이 아직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른 경쟁사들의 심사 일정이 불투명한데다 발행어음 시장 선점 효과를 무시하기 어려워 ‘첫 번째’ 프리미엄이 꽤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