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 상무의 출근이 지연되고 있어 마음이 무겁지만 회사와 노조가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양측 모두 공감한다"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21일 여의도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만간 이재호 상무(투자지원본부장)의 인사발령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예탁결제원은 그동안 사장 주관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경영성과를 돌아보고 올해 목표를 밝혀왔다.
반면 올해 간담회는 노동조합의 이 상무 선임에 대한 강력 반발에 따른 출근 저지 운동이 한달 이상 이어지고 있어 안팎의 시선이 노사 갈등과 임원 선임 결과에 쏠려있다.
예탁결제원 측은 당초 간담회 전까지 노조와 대화를 통해 이 상무의 출근과 노조측이 설치한 사옥 앞 천막을 정리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이날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병래 사장 역시 노사 갈등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며 안타깝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사장은 "간담회를 앞두고 (노사 갈등 문제가)마음에 걸렸다"며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퇴가 아니면 대안이 없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의견조율을 통해 선임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임원 사퇴로 문제가 해결 될 수 없다는 점, 이 상무의 경력과 노하우가 회사 발전에 도움될 수 있다는 쪽으로 설득하고 있다"며 "조만간 인사발령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상무는 KDB산업은행에서 자금시장본부장직을 수행하다 지난해 말 한국예탁결제원 투자지원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이 상무에 대한 노사 평가는 엇갈린다.
회사측은 "이 상무는 예탁결제원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크라우드펀딩을 지원하는 부서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를 영입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구조조정실패로 막대한 국민혈세를 낭비시킨 산업은행에서 온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며 전문가 영입이 필요하면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노사협의와 대화를 진행 중"이라며 "빠른시일내에 정상적으로 회사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조직개편을 단행한 예탁결제원은 상무의 인사발령이 이뤄지면 일부 인사이동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한편, 올해 예탁결제원은 전자증권 시대 개막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의결권 산업 발전과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해 전자주총 활성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또 정부 기조에 맞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예탁결제원은 비정규직 직원 34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고, 올해는 방범, 경비, 청소 등 용역직원에 대해 자회사 방식으로의 정규직 전환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이 경우 120명 내외 인력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며, 파견·용역직에 대한 처우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청년 창업, 스타트업 지원 정책 방향과 맥을 같이 하는 크라우드펀딩을 주도해 간접적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하겠다"라며 "내부직원 공모를 통해 일자리창출 아이디어를 취합하고, 내용을 반영해 관련 업무 개발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